조선비즈 | 김송이 기자 | 입력2021.10.01 06:01 | 수정2021.10.01 10:46
전국 곳곳에서 분양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는 단지가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단지 규모와 브랜드 등이 유사한 인근 사업장의 평균 시세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고분양가 심사제도 일부 개선안을 확정한 가운데,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개편 방침까지 알려지며 분양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지켜보자는 기류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26일 서울 송파구 주공5단지를 비롯한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모습 / 연합뉴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조합과 서초구 신반포 15차 재건축 조합은 최근 분양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는 것을 확정했다. 이들 단지는 당초 올 하반기 분양할 예정이었다. 잠실진주와 신반포 15차의 일반분양 규모는 각각 564가구와 263가구다.
잠실진주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특별건축구역 지정에 따른 설계안 변경으로 기존 일정이 늦어진 데다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을 살펴보고 일정을 정하자는 기류가 강해졌다”면서 “조합원 분양 후 일반분양을 진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분양은 내년 상반기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북권에서는 동대문구 이문1구역 재개발 조합이 내년에 분양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문1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2904가구로 거듭날 예정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803가구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홈페이지에도 분양 일정이 기존 9월에서 내년 상반기로 변경된 상태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1만2032가구·일반분양 4789가구)은 물론 서초구 방배5구역(3080가구·일반분양 1686가구)도 일반분양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는 게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아직 분양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계획했던 올해 하반기 일반분양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손 보겠다고 발표한 이후, 분양가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분양 연기는 서울만의 일이 아니다. 경기권에서는 수원시 권선 6구역(2175가구·일반분양 1231가구) 재개발 조합이 분양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결정했고, 대전 서구 용문 1·2·3구역(1974가구·일반분양 1353가구)은 최근 HUG에 제출한 분양가 심사 요청을 취소하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충북 청주 봉명1구역(1745가구·일반분양 1097가구) 재건축 조합도 분양 일정을 연기했다. 봉명1구역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비교사업장 선정기준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일부 개편됐지만, 여전히 조합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변경된 방안이 분양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좀 더 살펴보고 분양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양을 연기하는 단지가 늘면서 올 4분기 분양 물량은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서울에서 분양 예정인 물량은 임대를 제외하고 29일 기준 2만3695가구다. 이 중 절반 가까이가 둔촌주공 물량이다. 분양 연기가 확정되거나 확정될 단지 물량을 제외하면 작년 동기(2806가구) 분양 물량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서울의 분양물량이 점점 줄고 있다”면서 “둔촌주공 같은 대규모 단지들의 분양 연기가 확정되면, 그동안 일반분양을 기다리며 버텼던 무주택자들의 마음은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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