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미국)=유선일 기자 입력 2021. 10. 13. 12:00
한미경제연구소(KEI) 연구진들이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미 이슈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왼쪽 두번째부터)마크 토콜라 KEI 부소장, 트로이 스탄가론 KEI 선임부장, 카일 페리어 KEI 학술부장, 권용욱 KEI 미디어부장./사진=기획재정부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에 핵심 영업정보를 요구한 가운데 삼성이 이를 거부할 경우 미국 공공조달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미 상무부의 이런 요구는 이례적인 것은 아니며, 거부하더라도 관세 문제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한미경제연구소(Korea Economic Institute of America, 이하 KEI)의 연구진들은 13일(미국 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런 분석을 전달했다. KEI는 한미 관계 연구를 수행하는 비영리 독립 기관이다.
지난달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재고, 주문, 판매 관련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 상무부는 정보 제공 여부를 기업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나 라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최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정보 제공 거부 시 이를 요구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트로이 스탄가론 KEI 선임부장은 "삼성이 미 정부의 자발적인 요청을 거부할 경우 향후 공공조달 참여가 제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탄가론 선임부장은 "공공부문에서 일하거나 정부에 판매를 하는 기업에 대한 미 정부의 요구는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가 사용 가능한 반도체 칩 수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삼성의 거부로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미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용욱 KEI 미디어부장도 "애플 등 미국 대표기업 대상 공급업체의 공급망을 위협하는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에 대한 부담스러운 요구를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삼성에 대한 (미 정부의) 부당한 대우가 있으면 미국 내 업계의 항의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를 미국 경제에서 협상할 만한 중요한 기업으로 보고 있다"며 "미 정부의 바람은 삼성과 협력하는 것이지 삼성에 대립하는(against)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마크 토콜라 KEI 부소장은 "미국 정부는 다른 기업으로부터도 같은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 요구는) 삼성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 삼성의 정보가 동종 업체에 알려지더라도 삼성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미국 기업이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잘 대응했지만 향후 대외적 요인이 한국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카일 페리어 KEI 학술부장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평가는 '아주 강력했다'는 표현 외에는 없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는 모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가장 덜 후퇴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한국의 회복을 위협하는 것은 해외 요인"이라고 했다.
토콜라 부소장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UN)총회에서 제안한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해선 "종전선언이 의미하는 바가 명확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만약 종전선언에 더 큰 논의가 포함돼 있다면 사람들은 대체로 종전선언을 지지할 것"이라며 "그러나 종전선언의 목표가 남북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라면 앞서 북한이 '회담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선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사실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 정부의 논의 발전 방향과 목표가 보다 더 잘 규명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미국)=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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