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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팔라진 거래절벽..서울 아파트 8월 매매 절반 '뚝'

부동산 분양정석 2021. 9. 7. 09:52

거래량 2351건 그쳐..매도·매수자 눈치싸움

계약 파기 집주인도 잇따라

아시아경제 | 조강욱 | 입력2021.09.06 11:45 | 수정2021.09.06 13: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대출규제로 실수요자는 발이 묶인데다 집값이 계속 오르니 집주인들도 쉽게 팔려고 안해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계약을 파기하는 매도자도 있습니다."(서울 중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대표)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매물이 급감하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 건수는 현재까지 2300건을 겨우 넘겼다. 전월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신고분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351건에 그쳤다. 전월의 4692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30일 이내여서 신고 기한이 아직 남아 있지만 이같은 추세면 올해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던 4월(3666건) 수준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거래가 급격히 위축됐지만 가격은 여전히 가파른 오름세다.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2018년 2월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강남권 초고가 단지가 끌고,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가 밀면서 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강남구 대치동 등 주요 학군 선호지역에서는 매매 거래 자체가 거의 실종된 상태다. KB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중계동 일대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780가구 규모의 청구3차에서는 지난달 초 84.77㎡(전용면적)가 13억83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현재까지 거래가 전무하다. 인근 960가구의 라이프·청구·신동아 아파트 매매 역시 4건에 불과했다. 7월 466건이었던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8월에는 3분의 1 수준인 166건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다섯째 주(30일 기준)까지 22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양천구도 마찬가지다. 신시가지5단지는 1848가구 중 매매는 1건, 인근 6단지도 1369가구 중 매매가 3건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집주인이 매매계약을 파기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계약 후 잔금일까지 한두 달 만에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집값이 오르면서 계약금의 두 배를 물어주더라도 팔지 않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한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동 B공인 관계자는 "계약하고도 가격이 계속 오르니까 집주인 입장에선 손해 보고 팔았다는 생각에 계약을 깨는 것"이라며 "매물이 마음에 들면 일단 가계약금부터 넣고 보는 매수자도 있는데 가계약금만 오간 거래가 종종 엎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3만9041건으로 8월초 이후 한달째 4만건을 밑돌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물건수가 4만건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거래 가능한 매물도 많지 않고, 재건축 등 개발 호재가 있는 단지는 매도 호가가 오르는 분위기"라면서 "매도·매수자간 눈치싸움 속 거래 감소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값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