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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면 못돌아온다는데"..서울 전세살이 무주택자, 인천·경기로 발길

부동산 분양정석 2021. 9. 7. 09:54

7월 인천·경기,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 19% 역대급 '육박'

서울 전셋값>인천·경기 매맷값.."임대차법 후폭풍, 탈서울 가속화"

뉴스1 | 이동희 기자 | 입력2021.09.07 05:00 | 수정2021.09.07 05:00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8.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 서울 은평구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30대 A씨. 그는 요즘 고양, 김포 멀리는 파주까지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 아파트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단숨에 1억8000만원 올려달라 하자 차라리 이 가격이면 집을 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쫓겨나듯 서울을 떠나게 된 A씨는 "직장과 애 학교 때문에 서울에서 버티고 있으려 했는데 (전셋값이) 감당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 (경기도로 나가기로) 결심했다"면서 씁쓸함을 드러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모두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탈서울 행렬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거주자의 인천, 경기 아파트 매입 비중이 역대급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법 이후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전세살이에 지친 무주택자들이 인천과 경기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인천과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2만94건이다. 지역별로 인천 3514건, 경기 1만6580건이다.

최근 서울 거주자의 인천경기 매입 비중은 증가세다. 같은달 인천·경기 거래량의 19.04%(3826건)를 서울 거주자가 차지했다.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은 올 1월(17.54%)보다 1%포인트(p) 이상 증가했고, 역대 최고치인 2018년 8월(19.6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14.58%)과 비교하면 4.5%p 가까이 늘었다.

지역별로 인천의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이 많이 증가했다. 서울 거주자의 인천 매입 비중은 지난해 10월(10.21%) 이후 올해 7월(13.4%)까지 9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경기는 7월 20.24%로 2018년 8월(21.37%)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부동산업계는 인천 경기의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 증가는 서울 전세난과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살이에 지친 서울 무주택자의 발길이 인천·경기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인천·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웃돈다.

7월 기준 인천과 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714만원, 5억7498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6억1557만원)보다 저렴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면 인천과 경기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 7월 말 시행한 임대차법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탈서울 행렬은 더 빨라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최근 1년간 1억5000만원 이상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차법 이전에는 매매가격 때문에 서울을 벗어났다면 이제는 전셋값도 맞추기 어려워 (인천과 경기로) 나가는 상황"이라며 "전셋값도 오르고 (GTX 등) 서울과 교통도 나아져 탈서울 현상이 더 심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탈서울 현상 심화는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