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전매제한 풀린 양평역한라비발디
1단지서만 분양권 151건 거래..5채 중 1채꼴
높은 웃돈에 양도세 매수자 부담 조건에도 거래
단기 시세차익 노린 투자수요 유입 등 과열 양상
헤럴드경제 | 입력2021.09.29 10:31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정부의 지난해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조치로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차갑게 식은 가운데 경기도 양평, 가평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집값 상승에 청약 경쟁률이 치솟다 보니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사더라도 시세보다는 저렴하게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실수요가 몰린 데다 분양권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타성 투자수요까지 유입되면서 손바뀜이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초 전매제한이 해제된 경기 양평군 양평읍 양평역한라비발디1단지는 지난 28일까지 총 151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전체 가구 수가 750가구인 단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5채 중 1채가 거래된 셈이다. 함께 전매제한이 풀린 양평역한라비발디2단지도 같은 기간 64건의 손바뀜이 이뤄졌다.
웃돈이 최고 9000만원에 달하고 일부는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각종 비용을 매수자가 모두 부담하는 조건의 이른바 ‘손피(매도자 손에 들어가는 프리미엄)’가 붙은 물건임에도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실제 양평역한라비발디1단지 전용면적 84.48㎡는 당초 4억2080만원대(10~19층 기준)에 분양됐으나 웃돈이 3000만원 가량 붙은 4억5000만원 안팎에서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4억6715만원(18층)에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다만 이는 손피를 고려하지 않은 액면가로 실제 매수비용은 이보다 많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여기에 분양권이 인기를 끌다 보니 웃돈 호가가 올라 현재 매물 기준으로는 5500만~9000만원 선까지 뛰었다.
양평읍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매제한이 해제되자마자 분양권 거래가 많이 이뤄져서 지금은 물건이 상당히 소진된 상태”라며 “사실상 초피(분양권에 붙는 첫 웃돈)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프리미엄이 두 배는 올랐고 양도세 등도 매수자 부담 조건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전매제한이 해제된 다른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평군 가평읍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과 가평자이도 지난 두 달간 각각 50건, 56건의 분양권 거래가 체결됐다. 포천시 어룡동 포천 모아엘가 리더스파크도 지난 7~8월 27건의 분양권(일부 입주권) 손바뀜이 있었다.
이들 단지도 주택형이나 층·향별로 천차만별이지만 2000만원 이상의 웃돈은 기본적으로 붙었다. 분양가가 3억5000만원대(10~19층 기준)였던 가평자이 전용 84.98㎡의 경우 지난달 최고가 3억7810만원(10층)에 거래됐고, 같은 달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 전용 84.83㎡ 26층 물건이 최고층인 27층 기준 분양가(3억3000만원대)보다 3000만원 이상 비싼 3억6891만원에 새 주인을 찾은 바 있다.
정부가 지난해 규제지역이 아닌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소유권 등기 이전일까지로 강화한 이후 분양권 거래가 급감했으나 가평군과 양평군, 포천시 등 규제를 비껴간 자연보전권역의 경우 전매제한이 6개월에 불과해 분양권 단타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집값이 대폭 뛰면서 수도권 외곽까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매제한 규제 허들이 낮은 비규제지역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는 청약 경쟁률이 높았는데 이들 단지의 전매가 많다는 것은 단기 시세차익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분들이 있다는 의미”라며 “올들어 비규제지역을 포함한 저평가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데 과잉 유동성 해소, 금리 인상 등의 상황에서 공급이 늘면 시장 환경이 바뀔 수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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