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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직장인의 꿈, '주 4일제'..도입된다면?

부동산 분양정석 2021. 10. 20. 10:42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0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저희가 나눌 이야기는 노동자분들은 들으면 솔깃, 반가운 그런 소식일 것 같기도 한데 요즘에 주 4일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같은 수요일 정도 되면 "일주일 너무 길다", "중간에 하루는 정도는 쉬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되죠.

실제로 직장인들에게 주 4일제를 시행하면 무슨 요일에 가장 쉬고 싶냐고 물어본 설문조사가 최근에 있었는데요, '수요일'이라고 답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토요일 점심까지 회사에서 근무를 하거나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게 사실 당연했죠.

그런데 이제는 주 5일제, 그리고 52시간제를 넘어서 주 4일제 근무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주 4일제'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주 4일제 근무는 근무시간을 단축하자는 주장과는 조금 다릅니다.

4일 동안은 좀 더 많이 일할 수도 있지만 나머지 하루를 온전히 쉬자는 겁니다.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고요. 국내 기업들도 조금씩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앵커>

이미 국내 기업에도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나 봐요.

<기자>

최근에 인터넷 은행인 토스뱅크에서 주 4.5일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직원들은 금요일은 오전만 근무하고 퇴근하게 됩니다.

이미 주 5일 이하로 근무하는 기업들도 꽤 많습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숙박플랫폼 '여기어때'는 월요일에 오후 1시부터 근무를 하는 4.5일제를 하고 있고요.

또 카카오게임즈도 매월 마지막 주를 '놀금', 그러니까 노는 금요일로 시행을 하다가 올해부터 월 2회로 늘렸습니다. 교육기업 에듀윌은 전 직원이 2019년부터 주 4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도 있습니다. SK그룹도 SK수펙스가 한 달에 2번 주 4일제를 하고요. SK텔레콤은 셋째 주 금요일이 쉬는 날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김 기자가 쭉 소개해 준 기업들 보면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재택근무라든지 근무 형태가 조금 유연한 기업들인 것 같아요, 보니까. 그런데 중소기업들 이거 도입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가능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주일에 4번만 일하는 게 사실 말이 되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꽤 계시겠죠. 그런데 그건 주 5일 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기사는 19년 전, 그러니까 2002년에 실린 신문 광고입니다. "삶의 질 높이려다, 삶의 터전 잃습니다" 제목부터 무시무시하죠.

주 5일제를 반대한 재계의 주장이었는데요, 당시에도 각종 우려와 위기감이 쏟아졌지만, 다들 알고 있듯이 주 5일제는 무사히 안착했습니다.

이후 4년 동안 경제성장률 4%를 넘었고요. KDI 발표를 보면 1인당 노동생산성은 오히려 1.5% 늘어났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이 긴 나라 중에 한 곳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다만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정부가 채용 장려금·우선채용과 같은 적극적 재정지출을 주 4일제 시행하는데 지원하면 연착륙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또 근로자들에게도 사회보장료, 돌봄 육아 등의 비용을 국가가 지원해주는 이전소득 정책도 필요하고요.

<앵커>

주 4일제라는 건 저희가 아직 도입하지 않았으니까 이걸 진짜 도입했을 때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한데 실제 해외에서는 주 4일제 도입하고 난 다음에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요.

<기자>

유럽 많은 국가들이 속속 도입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이슬란드에서 장기간 진행한 실험이 꽤 의미가 있었습니다.

2014년부터 4년 동안 취업자 1%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한 번 시행해본 건데요, 최근 영국 BBC 등에서는 이 실험을 두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번아웃 증후군 같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해소됐고요. 흔히 워라벨이라고 부르는 일과 삶의 균형도 찾았습니다.

남는 시간은 취미 활동과 가사활동을 하면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도, 업무 생산성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토대로 아이슬란드 노동자들은 기존과 동일한 임금을 받으면서 더 적은 시간을 근무할 권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 4일제로 바뀌면서 근무 환경도 따라서 변화했습니다.

개인 업무는 꼭 근무시간 외에 하고요. 회의는 가급적 줄이거나 짧게, 또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노력 등이 뒤따랐습니다. "그땐 어떻게 주 5일을 일했을까" 이렇게 떠올릴 날이 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혜민 기자khm@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