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 10. 28. 03:04 수정 2021. 10. 28. 07:47
[헬스 에디터 김철중의 건강 노트]
약 하나만 먹으면 암이 예방되고, 노화도 천천히 일어난다면, 삶이 얼마나 편할까. 누구나 ‘장수 약’을 고대하지만 현실에는 없다. 그 꿈에 비슷하게 접근하는 후보 약이 최근 등장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에 흔히 쓰이는 메트포르민이라는 약이다.
이 약은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소위 성인 당뇨병에서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약의 역사는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럽에서 소화기와 비뇨기 질환 치료에 인기를 끌던 약초가 있었다. 20세기 초에 약초 성분 중 하나인 구아니딘이 혈당을 낮춘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그것을 계기로 1950년대부터 메트포르민은 공식적으로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는 약물이 됐다. 사용 역사가 깊기에 일단 안전성은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떨어뜨리고,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낮추고, 비만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그러기에 일부 의사들은 이 약을 당뇨병 전(前) 단계 ‘예비 환자’에게 권한다. 그 단계에 있는 상당수 의사들은 메트포르민을 스스로 찾아 먹는다. 한 알에 100원 정도로 싸니 부담이 적다.
최근에는 이 약이 당뇨병 환자의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발생 위험도 낮추는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일반인에게도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 약 먹은 사람에게서 치매와 뇌졸중 위험이 떨어졌다는 연구도 있다.
메트포르민이 어떤 경로로 이런 효과를 내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노화와 질병을 일으키는 핵심 효소 생성을 이 약이 억제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도 이런 효과가 있는지는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불분명하다.
지금까지의 메트포르민 연구 결과는 희망적이다. 그렇지만 상당수 연구가 쥐 실험에서 나왔기에 ‘장수 약’으로 널리 쓰기에는 아직 부담스럽다. 인간은 ‘커다란 쥐’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 의학계에서 메트포르민 효과 연구에 거금을 들이고 있으니, 21세기 불로초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내가 당뇨병 전 단계로 진입한다면 복용해 볼 생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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