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확진자 급감한 배경 의견 분분..전문가들 "진짜 이유를 모르겠다" 입 모아,'백신·바이러스·방역' 등 머리 짜낸 추론은 한계 있어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감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사진=AFP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갑자기 급감한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감염증 전문가들 조차도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해 국민들의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통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일본의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8월까지만해도 2만5000명을 넘었지만 9월 중순 들어 급격히 줄기 시작하더니 지난달부터는 1000명 아래로 뚝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하루 기준 확진자 수 100~3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일엔 1년 3개월 만에 코로나 사망자 수 '0명'을 기록했다.
이는 매일 2000명 안팎 확진자가 나오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일본 전체 인구수가 1억2605만여명으로 한국(5180만여명)의 2배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차이다.
일본 코로나 확진자 수 추이/사진=NHK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 일본 유력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8일 감염증 분야 전문가들의 견해를 정리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3개월 간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감한 원인을 정확히는 알 수 없다"고 공통된 목소리를 내면서도 △일시적 집단 면역 △델타 변이 자멸 △철저한 개인 방역 등 각 자의 추론을 공개했다.
다테다 가즈히로 도호대학 교수는 백신 접종과 무증상 확진 등을 통한 일시적 집단 면역 효과에 주목했다. 그는 "백신은 2차 접종 2주 이후 효과가 강해지는데 일본이 지난 7월부터 64세 이하 접종이 본격화 돼 수천만명의 면역 집단이 형성됐다"며 "이 시기가 델타감염 확산 시기와 겹치면서 젊은층 무증상 확진자까지 더해져 면역을 가진 사람들이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집단 면역 효과가 두드러져 지난 8월 중순 이후 감염자가 급감했다는 풀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일본의 백신 접종이 늦었던 것이 '신의 한 수' 였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다테다 교수는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이 빨랐던 국가는 면역력이 약해지는 시기에 델타 변이에 노출돼 확진자가 늘었다"며 "일본은 접종 시점이 늦어 오히려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의 한 백신센터/사진=AFP
마쓰우라 요시하루 오사카대학 특임교수는 델타변이가 약화됐다고 봤다. 그는 "백신만으로는 최근의 확진자 급감을 설명할 수 없다"며 "바이러스 쪽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쓰우라 교수는 이어 "강한 전염력을 가졌던 델타 변이가 지속적으로 변이를 일으키면서 인간 감염에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가 망가져 자멸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로키 도시오 도쿄대학 명예교수도 지난 7~8월 5차 유행 당시 델타형 바이러스가 변이를 반복하다 감염력 상실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 국민들의 철저한 개인 방역을 확진자 급감 배경으로 본 전문가도 있다. 다테다 교수는 "일본 국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데다 밀집을 피하고 공기를 충분히 환기한다"며 "지난 9월말 비상사태 선포 해제 후에도 회식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등 종전의 방역 대책을 단번에 늦추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의 한 초등학교/사진=AFP
하지만 일본 학계 전문가들의 추론은 '왜 일본에서만?' 이라는 반론을 부른다. 왜 유독 일본에서만 집단면역이 형성되고, 델타변이가 자멸하고, 개인방역 효과가 있는 지에는 충분한 답이 되지 않는다.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지난 7일 기준 74.07%로 높은 수준이지만 한국이 76.6%로 더 높다. 일본에서 재미를 본 집단면역 효과가 한국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선진국에서 이른바 '돌파 감염'이 잇따르는데 일본에선만 잠잠한 것도 의문이다. 백신 효과만으로 일본 내 감염 급감을 설명하기엔 확실히 한계가 있다.
일본인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을 잘 지키는 편이지만 이는 갑작스런 변화가 아니다. 하루 확진자가 2만명 이상 나올 때도 이같은 방역은 이뤄졌다. 한국 역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에 철저하지만 확진자 수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기본 방역이 확진자 급감을 불렀다는 해석을 믿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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