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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대역사 '끝' 세계 5위 길이 보령 해저터널 가보니

부동산 분양정석 2021. 11. 16. 14:56

보령 신흑동∼원산도 6.927㎞ 구간, 다음 달 1일 착공 11년 만에 개통

보령∼태안 안면도 영목항 1시간 30분 걸리던 것이 10분으로 단축

서해안 관광지도 ‘지각변동’ 年 관광객 4000만 명 시대 기대

보령=김창희 기자

충남 보령 대천항과 원산도·태안 안면도를 10분 거리로 연결할 국내 최장, 세계 5위 규모의 보령 해저터널이 착공 11년 만에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16일 충남도와 보령시에 따르면 보령시 신흑동과 원산도를 잇는 6.927㎞ 길이의 보령해저터널이 다음 달 1일 개통한다.

이 터널은 2019년 12월 개통한 원산안면대교(1.75㎞)와 연결돼 안면도 최남단인 태안군 고남면 영목항까지 곧장 이어진다.

현재 공정률 98%를 보이고 있는 보령해저터널 내부는 전날 언론에 공개됐다. 보령시 신흑동 대천항 인근 입구에서 본 해저터널은 각각 2차선 규모의 쌍굴 터널 형태였다.

터널은 해수면보다 최고 80m 깊이로, 암반을 뚫어 만들어졌다. 외관상 여느 육지 터널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비상시 반대 방향 터널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 통로가 사람용은 220m 간격으로 21개, 차량용은 660m 간격으로 10개가 각각 만들어졌다.

4853억 원이 투입된 보령해저터널은 일본 도쿄아쿠아라인(9.5㎞), 노르웨이 봄라피오르(7.9㎞)·에이커선더(7.8㎞)·오슬로피오르(7.2㎞)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길다. 국내에서는 기존 최장 해저터널인 인천북항터널(5.46㎞)보다 약 1.5㎞ 길다. 현대건설 등 7개 업체가 공사를 맡았다. 김동균 현대건설 현장소장은 “바닷속 터널인 만큼 운전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안전 시설물을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구간은 원래 해상교량이 계획됐었다. 하지만 인근 보령화력발전소로 석탄을 실어나를 대형 화물선의 통행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터널 건설로 계획이 변경됐다.

터널이 개통되면 천수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어 ‘가깝고도 먼 이웃’이던 보령과 태안이 곧바로 연결된다. 국도 77호선 보령∼태안 전 구간(14.1㎞) 차량 운행이 가능해져 이동 시간이 10분으로 단축된다. 현재 보령 대천항에서 육지로 홍성과 서산 AB 지구를 거쳐 태안 영목항까지 95㎞를 돌아가는 데 1시간 30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원산도 주민들은 더 이상 날씨로 뱃길이 끊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터널을 따라 보령댐 물을 공급해줄 상수도관이 연결되면서 용수 걱정도 덜게 됐다.

서해안 관광지도도 확 바뀔 전망이다. 우선 접근성 문제가 해결된 원산도 등 5개 섬(효자·삽시·고대·장고도)이 서해안 해양레저관광의 허브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7604억 원 규모의 대명리조트 관광단지(96만여㎡) 건립이 추진 중이며, 원산도~삽시도 간 해상 케이블카(3.9㎞) 사업도 1000억 원의 민자가 유치돼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이다. 특히 보령시는 내년 7월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 2025년 섬 국제 비엔날레 같은 대규모 국제 해양 행사를 개최해 개통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원산도에는 복합 마리나항과 해양레포츠 체험장을 조성하고, 삽시도에는 아트 아일랜드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충남도는 해저터널 개통 이후 충남 서해안권에 수도권과 중부권·전라권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2025년 도내 관광객 4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대천해수욕장과 안면도, 인근 섬 지역 등 서해안 해양 관광자원을 연계 개발해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하고, 체험과 소비 중심의 지역관광산업 발전을 유도하기로 했다. 가로림만 해양정원, 태안 해양치유센터, 원산도를 벨트화해 충남형 해양레저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서해안 신관광벨트 조성 등 61개 사업에 8조4579억 원을 투자하는 종합대책을 추진해 충남을 서해안을 대표적인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보령해저터널이 서해안 관광의 새로운 대동맥이 돼 충남의 관광지도를 확 바꿀 것”이라며 “더 많은 국민이 충남을 방문해 레저와 관광을 즐기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