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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역대 한반도 덮친 역병 다룬다..'역병, 일상' 특별전

부동산 분양정석 2021. 11. 23. 10:55

"코로나19 이전부터 전통사회를 휩쓴 역병 속 사람들의 이야기"

이달 24일부터 2022년 2월28일까지

'역병, 일상' 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코로나19부터 거슬러 가 전통사회를 휩쓴 역병(疫病)과 그 속에서 일상을 지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특별전이 열린다.

23일 국립민속박물관은 '역병, 일상' 특별전을 오는 24일부터 2022년 2월28일까지 개최하한다고 밝혔다. 특별전에선 우리 삶에 들어온 역병과 이를 보내려는 노력이 담긴 자료들을 소개한다.

여역(癘疫, 돌림으로 앓는 열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 두창(痘瘡, 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진성 질환) 등의 단어로 자료를 검색하면, 300여개가 넘는 옛 기사가 나온다. 정사(正史)와 일기를 넘나드는 역병의 기록은 그로 인해 고단했던 인간 생활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전시에선 조선 시대 역병에 대한 인식과 치료법 등이 기록되어 의학사적으로 매우 귀중한 '묵재일기'(默齋日記)와 '노상추일기'(盧尙樞日記)를 관람객에 최초 공개한다.

조선시대는 두창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흔했다. 두창에 대한 인간의 공포심은 손님, 마마(媽媽)로 모시는 행위로 표출되었다. 이것이 바로 마마배송굿이다. 마마배송굿은 마마신(媽媽神)을 달래어 짚말(上馬)에 태워 보내는 과정(상마거리)이 포함돼 있어 여타 다른 굿과 특이점을 갖는다.

1821년 조선 땅을 흔들었던 콜레라는 처음에 '괴질'(怪疾)로 불렸다. 당시 민간에서는 이를 두고 쥐에게 물린 통증과 비슷하다고 하여 쥐통이라 부르기도 하고, 몸 안에 쥐신(鼠神)이 들어왔다고도 여겼다.

대문에 고양이 그림을 붙이고 물러가기 염원했던 옛사람의 이색 처방이 19세기 프랑스 인류학자 샤를 바라(Charles Varat, 1842~1893)의 '조선기행'(Voyage en Corée)(1892)에 수록돼 있어 이번 전시에 소개한다.

이밖에 조선 시대에도 역병이 발생하면 지인의 집으로 피접(避接)을 가고, 집 안의 외딴곳에 자신 스스로 격리하는 일 등이 빈번했다.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생활의 원형이다.

두창예방선전가.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자가격리자의 그림일기.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아울러 이번 전시에선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19라는 역병에 대한 일상도 다룬다.

"이 시국에 드리는 청첩장의 무게가 무겁습니다"라는 2020년 청첩장을 봉한 봉투의 문구도 만나볼 수 있다. 시민 100여명의 이야기를 귀 기울이고 받은 자료로 전시가 꾸며진다.시민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다시', '함께', '같이'로 전시장에는 '다시 함께의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꾸려진다. 자가격리자의 그림일기나 마스크 제작에 사용된 재료들도 만나볼 수 있다.

특별전은 '함께하는 당연한 일상'을 희망하며 전시장 높이 솟은 벽 넘어 이적의 노래 '당연한 것들'을 튼다. 2020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현재는 누릴 수 없는 평범한 일상을 그리는 내용으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전시장은 부식된 철판 느낌의 구조물과 썩은 목판을 '역병으로 인해 무너진 사회와 일상', 유물 앞뒤에 여러 형태로 교차한 비계를 '치료와 치유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잇는 매개체'로 표현했다.

또한 전시장 천장 아래서 바라본 관람객의 동선은 '∞' 형태로 이는 역병과 일상의 무한한 반복을 전달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역병은 인류의 역사에서 반가운 존재는 분명 아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그때마다 우리는 항상 일상을 되찾기 위해 지혜를 생각하고, '함께'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