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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닫혀 있던' 사우디에 무슨 일이?..아라비아의 변화 어디까지

부동산 분양정석 2021. 12. 4. 16:23

"Welcome to Arabia, Saudi"

(아라비아의 고향, 사우디아라비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최근 외신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국가 광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광지를 홍보하는 광고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메카'와 '메디나'의 국가, 이슬람 종주국이 가장 먼저 떠올릴 겁니다.

무엇보다 중동의 아랍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이슬람 색채가 강한 보수적인 국가로 여겨져 왔고, 여성들이 검은색의 히잡 또는 니캅을 쓰고 아바야를 입고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달라졌습니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의상을 입은 사우디 여성들

■ 검은 의상 탈피…다양한 색상의 아바야로 개성 표현

가장 큰 변화는 느낄 수 있는 곳은 카페 거리입니다.

점심 시간에 찾은 리야드 카페 거리 오드 광장에는 많은 여성들이 있었는데 보라색과 하얀색, 녹색, 파랑색 등 다양한 색상의 아바야를 입고 있었습니다. 머리에 쓰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들도 많았습니다.

*아바야 : 이슬람 국가의 여성들이 입는 전통의상으로 얼굴과 손발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의상

*히잡 : 이슬람 국가의 여성들이 머리와 목을 가리기 위해 쓰는 스카프의 한 종류.

다른 종류로는 눈만 내놓는 니캅과 눈까지 망사로 가리는 부르카 등도 존재

녹색 계열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색을 맞춰 입은 사우디 여성 아딤 씨는 의상은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며 히잡과 아바야는 선택임을 강조했습니다.

사우디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은 운전도 할 수 없는 나라였던 걸 생각하면 큰 변화입니다.

남성 후견인 제도가 있었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여성 혼자서는 해외 여행도 불가능했고, 심지어는 외출할 때도 아버지나 남자형제 등 가족 가운데 남성이 동행해야 했습니다.

또 외출할 때에도 검은 색 의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가리고 나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여성 운전이 처음으로 허용된 이후 2019년에는 후견인 제도의 일부 또한 폐지됐습니다.여성들이 사회로 나오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왼쪽) 사우디 힐튼 그룹 최초의 여성 매니저 부슈라 알 까타니 씨 / (오른쪽) 레스토랑 ‘타끼야’ 창업자 하딜 모타와 씨

■ 여성 사회 진출 늘어…여성 창업도 활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대면 직업에서도 여성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여성이 가족이 아닌 다른 남성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사우디 문화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제 달라졌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제한없이 직업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부슈라 알 까타니 씨는 사우디 힐튼 그룹 최초의 여성 매니저입니다. 남성과 여성, 외국인 등 구분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호텔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여성이 진출하기 어려웠던 분야입니다.

까타니 씨는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고 여행지에서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일지 듣고 고민하는 현재의 직업이 만족스럽다고 말합니다.

창업 분야에도 여성들이 많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하딜 모타와 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타끼야'는 젊은이들과 외국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핫'한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전통 음식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메뉴들을 선보이는데, 모타와 씨가 각 지역으로 출장다니면서 직접 개발한 메뉴들입니다. 한 메뉴를 내놓기까지 1년 이상 걸리는데 사우디 전역의 다양한 전통음식을 맛보고 재료도 직접 엄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2년 전에 문을 열었는데, 여성이라서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전혀 없고 오히려 지원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