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프로 데뷔 25주년 기념 '더 브레인' 공연
"트릭(속임수) 이면에 심리학 뇌과학 있어"
"마법같은 순간은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서울=뉴시스] 최현우의 '더 브레인' 공연 스틸. (사진=라온플레이 제공) 2021.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올림픽공원에서 10년 넘게 공연했고, 매년 12월이면 공연하는 게 삶의 일부인 줄 알았는데 당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마스크 없이 이야기한 순간들이 소중한 나날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술사 최현우는 올해로 프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일 화상으로 만난 최현우는 "작년에 코로나19때문에 공연을 올리지 못하고, 이번에 정말 많은 분들을 대면으로 만나니 떨리는 순간들이 많다"며 "공연장에서 관객들 박수를 받는 순간이 내 인생의 마법같은 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마술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의 마음 속 어딘가에는 마법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대에서 진행하는 마술 공연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아이를 낳는 등 인생에서 마법의 순간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 많은 분들이 예전의 일상을 그리워하고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데, 이또한 인생에서 마법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마법이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서울=뉴시스] 마술사 최현우. (사진=라온플레이 제공) 2021.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The Brain(이하 더 브레인)'은 최현우가 기획한 대표적인 공연 브랜드로, 마술의 퍼포먼스 요소와 심리학·뇌과학·행동과학 등의 과학 전문 지식을 융합한 공연이다. 지각 능력, 연속의 법칙, 기억력의 법칙, 서브리미널 효과(돌발적 학습) 4가지 테마로 공연이 구성됐으며, 카이스트 뇌과학자 송영조가 자문에 참여했다.
최현우의 대표 공연 '더 브레인'은 내년 1월2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다.
최현우는 "이번 공연에서 마술이 뇌과학, 심리학과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마술의 비밀도 알려준다"고 귀뜸했다. "마술의 제1규칙은 '마술 비밀을 알려주면 안된다'인데, 그걸 깨트린 공연"이라며 "이 점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지금 코로나19때문에 관객들 함성이 금지되어 있고 박수만 친다. 하지만 신기함이 감정으로 전달되는지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했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마술을 트릭(속임수)으로 생각하는데, 그 이면에는 심리학이나 뇌과학이 있다"며 "인간이 심리적으로 갖고 있는 허점을 이용해서 마술로 보여준다. 평소에 심리학, 뇌과학 논문을 찾으면서 어떻게 마술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에 마술에 쓰이는 심리학 책을 낸 적이 있다"며 "뇌 과학자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연구팀과 만나서 그런 부분들을 같이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서 안전하게 공연을 준비했는데,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워했다.
"제가 이번 공연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매순간이 선물이고, 마법같은 순간'이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보시는 게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그 순간을 같이 즐기는 것만으로도 마법같은 순간입니다. 우리 인생에 항상 기적과 마법이 소소하게 일상 속에서 녹아있는데, 그런 걸 놓치고 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 공연에서 여러분이 살고 있는 현재가 가장 큰 마법같은 선물임을 깨닫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뉴시스] 최현우의 '더 브레인' 공연 스틸. (사진=라온플레이 제공) 2021.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최현우는 국제 마술대회 클로즈업 부문 한국인 최초 수상자다. 국제마술대회(FISM) 월드 챔피언십의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선정되며 한국 대표 마술사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부터 '최현우의 매직 콘서트'를 기획했으며 대형 일루전 마술로 구성된 '상상극장', 추리와 마술을 결합시킨 '셜록홈즈'를 비롯해 '더 브레인', 마술과 뮤지컬을 결합한 매직컬 '더 셜록' 등 총 23개 프로덕션, 250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약 150만명의 관객을 만났다.
마술의 매력을 묻자 "마술은 단계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동물을 이용해서 하는 마술이 인기였고 그 다음에는 공중부양이나 물건이 사라지는 등의 일루전 마술이 주목받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관객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하는 형태인 클로스업 마술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멘탈매직의 단계로 왔습니다. 멘탈매직은 뇌과학, 심리학, 착시현상 등을 이용해 구성되기 때문에 마술의 비밀을 알아내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마술이기 때문에 가장 마법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마술사의 가장 큰 재능은 '호기심'이다. 최현우는 "어릴 때부터 남들이 접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던 사람인 것 같다"며 "인간의 머리가 참 좋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100년 전, 1000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지'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창의력의 원천이 됐다"고 했다.
25년간 꾸준히 활동한 원동력을 묻자 "은행 대출이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그는 "어릴 때 돈이 없었다"며 "처음에 개인 돈으로 마술도구를 사는 게 비쌌지만, 일단 저지르고 봤다"며 "또 사고 싶은데 하면서 사고, 그러면서 계속 해왔던 것 같다. 원동력은 은행"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현우의 '더 브레인' 공연 스틸. (사진=라온플레이 제공) 2021.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마술사로서의 고충도 털어놓았다. 그는 "25년 전에는 인터넷이 없고 젊은 마술사 개념이 없었다"며 "아버지가 '어느 서커스단에 들어가려고 하냐'고 했고, 반대가 심했다. 지금까지 마술을 하면서 슬럼프나 번아웃은 안 왔지만, 지금도 마술이 재밌다. 하지만 선입견을 깨는 게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방송에서 처음으로 '클로즈업 마술(관객과 가까이서 작은 물건을 갖고 진행하는 마술)'을 했는데, 그건 마술이 아니라고 해서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마술을 하는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열정적으로 마술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한국 마술이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관객이 공연을 보지만 않고, 같이 참여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현우는 곱상한 외모와 위트 있는 말솜씨로 방송계에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카드 마술을 많이 선보였다. 그는 "카드 마술은 손기술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매일매일 일정 훈련을 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기술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관객과의 호흡, 대사, 표정, 바디랭귀지 등 전체적으로 연출이 되어야만 완성되기에 접근하기 가장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어렵습니다. 이번 더 브레인 공연에서 관객이 섞은 카드를 즉석에서 섞고 그것을 기억해 손기술로 재배열하는 것까지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꿈을 묻자 "여러분들의 생각 속에 최고의 마술사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도록 평생 마술을 해나가고 싶다"는 멋진 답변이 돌아왔다. "사람들이 마술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나 의심의 여지를 모두 제외하는 형태의 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내년 공연 가제는 '아판타시아'로, 상상력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서울=뉴시스] 마술사 최현우. (사진=라온플레이 제공) 2021.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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