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시카고대 공동 설문..연준, 인플레 파이터 등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워싱턴 본부/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경제학 교수들이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3월 말이면 채권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끝내고 그 직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유수의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벨경제학상을 가장 많이 배출한 미국 시카고대의 부스 경영대학원 연구센터 '세계시장계획'(IGM)에 의뢰해 진행한 경제학자 대상 설문에서 이 같은 전망이 나왔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설문 결과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떨어지는 실업률에 시카고 경제학파의 금리 전망에 큰 변화가 일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이번 설문 결과에 대해 '지난 몇 개월 동안 미국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급변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치솟는 물가를 잡는 데에 집중하기 위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대의 부양 조치들을 재빠르게 회수하는 전환기적 시점에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달 3~6일 진행한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 48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내년 3월 말 이전에 연준이 테이퍼링을 종료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테이퍼링 종료 직후 이르면 1분기 안에 금리를 올려 긴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한 비중도 10%에 달했다. 절반 이상은 내년 2분기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3개월 전만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을 예상한 비중은 20%도 채 되지 않았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조나단 파커 금융경제학 교수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빡빡한 고용시장 환경이 합쳐지면서 채권매입처럼 강력한 확장적 연준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을 정상화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버드대의 캐런 다이넌 경제학 교수는 "연준은 정보에 기반한다"며 "미래 불확실성이 짙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오미크론 변이와 같은 불확실성을 감안하고도 연준이 정책 정상화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는 얘기다.
이번 설문에서 내년 말 인플레이션 전망치 중간값은 3.5%로 연준 목표 2%를 크게 웃돌았다. 설문에 응한 경제학자의 2/3가 내후년인 2023년 말까지도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 2%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응답 경제학자의 70% 정도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내후년 말 1.5% 수준을 예상하며 연준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번 설문 결과 경제학자들은 고용시장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아도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학자들이 내년 말 예상한 실업률 중간값은 4%다. 응답자 70%는 실업률이 팬데믹 직전이 2020년 2월의 3.5%로 회복하는 시기에 대해 이르면 내후년인 2023년 상반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지워싱턴대의 타라 싱클레어 교수는 많은 미국인들이 정부지원금 덕분에 쌓인 예금으로 "금융 완충재"를 보유한다며 "노동자들이 그렇게 빨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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