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급망 병목현상이 길어지며 커지는 물가 상승 압력을 억눌러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은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통화정책 정상화의 과정도 일단 마무리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0.75%→1%)에 이은 연속 금리 인상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1년 10개월 만에 기준금리는 코로나19 본격 확산 이전 수준(연 1.25%)으로 복귀했다. 한은은 2020년 3월 당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한은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1.25%→0.75%) 내리는 ‘빅 컷’을 단행했고, 이어 2020년 5월 추가로 0.25% 금리를 인하했다.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선 한은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낸 건 치솟는 물가를 억누르려는 중앙은행의 ‘인플레 파이터’ 본능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2.5%가 오르며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 목표치(2%)를 웃돈다.
월간 기준으로도 CPI 지수(전년동기대비)는 지난해 10월(3.2%)부터 3%를 넘어선 뒤 지난해 11월(3.8%)과 12월(3.7%) 모두 3%대 후반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 공급망 병목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데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더욱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일 ‘매(통화 긴축)의 발톱’을 드러내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다. Fed의 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횟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양국의 금리 차가 좁혀지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자극할 수도 있어서다.
지난달 미국의 CPI는 1년 전보다 7%가 오르며 4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는 등 물가가 무서운 기세로 치솟고 있다. 인플레와의 전쟁을 선포한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지난 11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길어져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상황이 온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경우 한은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채권업계 종사자를 상대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43%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는데, 그 근거가 “3월 대선을 앞둔 부담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1월에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이었다.
한은도 금리 인상을 향한 문을 열어둔 상태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1분기 이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거듭 내비쳐왔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내년(올해)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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