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은 경주와 공주, 부여와 함께 4대 고도(古都)로 꼽힌다. 왕궁과 왕릉, 사찰과 산성 등 오래된 수도의 4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것. 오래전부터 왕궁을 지명으로 쓴 왕궁리유적과 쌍릉, 미륵사지 외에 13개의 산성이 옛 수도임을 증명한다. 그 흔적을 찾아 익산 곳곳을 다녔다. 올해 초 일반인에 개방된 아가페 정원은 여행의 피곤함을 달래줄 선물 같은 곳이다. 미륵사는 7세기 백제 무왕(600∼641년) 때 창건됐지만 현재 미륵사지에는 건물이 없다. 다양한 건물 흔적과 국보인 석탑, 보물인 당간지주가 남아 있을 뿐이다. 미륵사는 17세기에 폐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륵사는 백제 사찰로는 이례적으로 ‘삼국유사’에 창건 설화가 전해진다. 신라 선화공주와 혼인한 후 왕이 된 마동, 즉 무왕이 선화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