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주에 다녀왔다. 평일인데도 공항은 여행객으로 가득했다. “제주가 ‘2022년에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뽑혔다”는 며칠 전 제주항공의 보도자료가 떠올랐다. 괌, 하와이, 사이판을 제친 것은 코로나19 시국인 탓이다.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날씨가 심상치 않다. 겨울의 호젓한 바닷가를 기대한 일정이었다. 1100로(路)가 폭설에 얼어붙어 통제되면서 눈꽃 트래킹이 강제됐다. 바다라고는 카페 아라파파 북촌에서 다려도 풍광을 배경으로 본 게 전부다. 이튿날 잠시 날이 개며 한라산 풍경이 눈에 들었다. 겨울 제주 여행에서 흰눈이 쌓인 설문대할망의 얼굴을 마주할 줄 몰랐다. 예측불허 제주의 겨울 날씨나 과음으로 쓰린 속은 빌레왓의 보말파스타로 해장하면 그만이다. ◆1100로 통제된 날… 습지 대신 눈밭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