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규가 필사한 『곤여도설(坤輿圖說)』의 일부. [사진 허경진 교수] “유럽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나라를 에스파냐라고 하는데, 둘레가 1만2500리이다. 세간에서 말하기를 세상 모든 나라 중 영토 크기에 대해, 하나로 이어진 것으로 따지자면 중국이 으뜸이나, 만약 다른 지역으로 분산된 영토까지 한다면 에스파냐가 으뜸이라고 한다.” 가톨릭 신부 페르비스트가 남회인(南懷仁)이라는 중국명으로 1672년에 간행한 『곤여도설(坤輿圖說)』 일부다. 세계 각지의 지리와 자연과학 정보를 집약한 지리과학서다. 출간 얼마 뒤 조선에 유입됐다. 세계의 중심은 중국이고, 청-조선-일본 외에는 모두 오랑캐로 여기던 시절이다. 그런데도 『곤여도설』은 성호 이익의 제자를 중심으로 필사본이 만들어지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18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