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안방의 방음이 유난히 허술해서 옆집 안방 소리가 종종 넘어온다. 그동안의 측(側)간 소음 내용으로 추측해 보면, 옆집에는 부모와 장성한 두 딸과 비교적 어린 아들이 사는 것 같다. 그리 화목한 가족은 아니다. 벽을 넘어오는 건 항상 부모와 자식이 서로에게 내뱉는 악다구니였으니까. 그래도 여태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던 건 금세 잠잠해졌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집에서 사람 사는 소리가 나는 것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3주 전이었다. 밤 11시부터 안방에서 정체불명의 진동 소리가 이어졌다. 스마트폰 진동이라기엔 너무 크고, 안마기 소리라기엔 너무 오래 이어지는 소리였다. 금방 끝날 거라는 생각, 혹시 우리 집에서 나는 소리인가 하는 의심, 옆집에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걱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