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매장 등 밀집 상권 일대
최근 5년 오피스텔 24곳 생겨
현재 진행중인 공사도 10곳
코로나 등으로 상권 침체 여파
아시아경제 | 류태민 | 입력2021.09.10 13:34 | 수정2021.09.10 13:34
몇 년 전까지 의류 매장·헤어숍 등으로 가득차 ‘패션의 메카’로 불리던 이화여대 상권 골목에 현재는 높은 오피스텔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곳곳에서 신축 공사도 진행 중이다. (사진=류태민 기자)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정문 앞과 신촌역 교차로 사이를 잇는 ‘이화여대1·3·5·7길’ 상권 일대는 몇 년 전까지 의류 매장·헤어숍·타로카페들이 밀집해 있어 대학생은 물론 청소년들로 북적이던 상권이다. 하지만 9일 기자가 방문한 이 일대에는 과거 둥지를 틀고 있던 5층 이하의 저층 상가들 대신 10~15층에 달하는 중·고층 오피스텔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건물 1~2층에는 오피스텔 거주민들이 자주 이용할 만한 피트니스 센터와 공인중개사 사무소 등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서는 지금도 신축 오피스텔 공사가 한창이었다. 2010년까지만 해도 ‘패션의 메카’로 불렸던 이화여대 상권 일대가 오피스텔촌으로 변신하고 있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이화여대 정문과 맞닿은 대현동 일대에 들어선 신축 오피스텔은 총 24곳으로 1876실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만 4개 오피스텔 총 408실이 준공을 마치고 입주를 시작했다. 골목 곳곳에는 신축 오피스텔을 분양·임대하는 분양사무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재는 10곳의 신축 오피스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화여대 상권은 주변 신흥상권이 급부상하고 최근 코로나19로 중국인 관광객마저 발길이 끊기며 공실률이 크게 늘었다. 골목마다 ‘임대문의’ 팻말이 붙은 가게들이 눈에 띈다. (사진=류태민 기자)
신흥 상권 부상·코로나19 여파로 공실률↑… 건물주들, 앞다퉈 건물 처분
이대앞 골목에 오피스텔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일대 상권이 침체되면서다. 신흥상권들이 급부상하면서 서울 서북부 상권 중심축이 이대·신촌에서 홍대·합정·망원 등 인근으로 옮겨가자 이곳을 찾는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 급격하게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며 인근에 자취하던 대학생들도 대부분 모습을 감췄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신촌·이대 중대형 상가(연면적 330㎡ 초과)의 공실률은 올해 2분기 13.2%에 달한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전년 동기인 10.5% 대비 2.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올 1분기에는 13.3%로 훌쩍 뛰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는 "몇 년 사이 임대수익이 반토막 나자 저렴한 가격에 건물을 처분한 건물주가 많다"며 "개발업체들이 이 물건들을 사들여 오피스텔로 개발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전했다.
대규모 공급에도 공실률 낮아… “대학생 돌아오면 인기 더 커질 것”
단기간에 대규모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된 것을 감안하면 공실률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게 이 일대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2019년 입주한 B오피스텔 관계자는 "최근 계약이 만료된 세입자들이 많아 현재 공실률은 30% 가량 되지만 평소에는 이보다 훨씬 낮은 편"이라며 "인근에 웬만한 곳은 공실률이 10~30% 정도에 그치는걸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인근 C오피스텔 관계자는 "새학기가 개강하고 인근 대학교의 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공실이 거의 없다"면서 "원래 직장인과 대학생 비율이 7대 3 정도로 직장인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최근 대학생 임차인들이 다시 돌아오면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월·전세 가격은 이전보다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D공인 대표는 “연초에는 지난해보다 월세 기준으로 10~15만원 가량 낮춘 단지가 꽤 있다”면서 “현재는 전용면적 24~28㎡ 정도 되는 매물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5~80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오피스텔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상가 공실률은 높아지면서 앞으로도 상가 건물 자리에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이대역은 지하철 2호선이나 버스 등 교통이 편리해 세브란스·광화문 일대의 주변 직장인들에게도 워낙 인기가 많다”면서 “상권은 형편이 더 어려워지는 반면 오피스텔 임대 수익은 높다보니 이런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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