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심사기준 개편 확정
규모·브랜드 감안 분양가 산정
지방 정비사업 활성화 기대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 없다
공급 확대 효과 미지수" 지적도
한국경제 | 하헌형/이혜인 | 입력2021.09.29 17:35
분양가 산정 문제로 공급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한경DB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高)분양가 심사 제도 개편안을 29일 확정 발표했다. 신규 단지 분양가 책정 때 규모와 브랜드 인지도가 비슷한 인근 단지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적정 수준으로 맞춘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시행돼도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온 분양가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아파트 브랜드 감안해 분양가 산출
HUG는 이날 “고분양가 심사와 관련한 민간 건의사항을 반영해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했다”며 개편안을 내놨다. HUG는 지난 2월 주변 시세의 일정 비율(85~90%)을 상한으로 정하는 등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전면 개정했지만, 건설업계에선 분양가 산정 기준 등을 두고 개선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HUG는 고분양가 관리지역 내 분양 보증 심사 때 비교 사업장 분양가와 인근 시세 등을 고려해 분양가의 적정성을 판단한다. 선분양 단지에 대해 분양가가 일정 기준보다 높으면 보증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고분양가를 통제한다.
HUG는 분양 신청 사업지 반경 1㎞ 내 ‘최근 분양한 사업장’(A)과 ‘준공 10년 이내 사업장’(B)의 평균 분양가 중 높은 금액으로 분양가를 정하고 있다. 단, 분양가는 ‘인근 500m 이내에 있는 준공 20년 이하 아파트’(C) 매매가의 90%(투기과열지구는 85%)를 넘을 수 없다.
현재는 C 매매가 산출 때 인근 지역 모든 단지의 평균 시세를 반영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단지 규모, 건폐율, 브랜드가 비슷한 단지 시세를 선별적으로 적용해 분양가를 정하기로 했다. 다만 인근 시세 산정 때 적용해온 ‘반경 500m 이내, 준공 20년 이내, 100가구 이상’ 기준은 그대로 유지된다. HUG 관계자는 “이들 사업장의 ‘사업 안정성’과 ‘단지 특성’을 점수화해 보증 신청 사업장과 비슷한 곳을 선별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안정성은 HUG의 시공사 신용평가 등급(75%)과 시공능력평가 순위(25%)로, 단지 특성은 가구 수(75%)와 건폐율(25%)로 심사한다.
“공급 확대 효과 크지 않을 듯”
지금까지는 주변에 A나 B가 없는 경우 A 또는 B 하나의 평균 분양가만으로 분양가를 산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비교 사업장 선정 기준을 완화해 A와 B 한 개씩을 반드시 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심사 결과 분양가가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해당 시·군·구의 최근 1년간 평균 분양가를 반영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사업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분양가 심사 기준 공개 범위도 대폭 확대했다. 비교 사업장 선정 평점표, 인근 사업장의 건축 연령별 가산율 등이 공개된다. 권형택 HUG 사장은 “이번 심사 제도 개편으로 그간 주택 공급이 지연됐던 일부 지역의 정비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이 지방 분양가 상승과 공급 정상화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제외)인 부산, 대전 등 지방 광역시에선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HUG 분양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며 분양 일정을 미루거나 후분양으로 돌아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마케팅팀 관계자는 “기존 심사 기준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공급 확대 효과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계에선 특히 인근 시세 산정 때 적용되는 ‘준공 20년 이내’ 기준이 그대로 유지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구축 아파트가 밀집한 구도심이나 외곽지역 분양가는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며 “기준을 준공 5~10년까지 낮추고 비교 사업장 거리 기준(반경 1㎞ 이내)도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헌형/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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