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계기..CI 변경·앱 개편
대리점 영업도 재개 기대감 고조
김포공항에 여행객들이 붐비는 모습.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내달 시행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방역정책의 대표 수혜업종은 ‘관광’ ‘여행’이다. 그동안 억눌렀던 ‘보복소비’ 욕구가 한꺼번에 표출돼 단기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까지 나온다. 이에 여행업계는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유형의 여행상품을 준비하는 등 모처럼의 단체 관광객 맞이에 분주하다.
하나투어는 현재 회사 재도약을 알리는 작업에 핵심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행 당일 전사 차원의 캠페인을 열 계획이다. 하나투어가 코로나19라는 시련을 겪으면서 고민해 온 혁신의 결과물을 공개한다. 이 일환으로 하나투어는 최근 11년 만에 기업이미지(CI)를 변경하고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했다. 특히 앱의 경우 단순 여행상품만 판매했던 과거와 달리 여행자 스스로 각종 스케줄을 관리하고 다양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여행상품도 현지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아예 없앴고 패키지보다는 ‘자유여행’ 느낌이 나도록 여행 일정도 대폭 변경했다.
하나투어는 최근 위드 코로나 전환 후 첫 해외여행지로 어떤 지역이 선호될지 설문을 진행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지역은 괌으로 26%를 차지했다. 실제 하나투어 예약현황을 보면 지난 20일 기준 괌 여행상품 예약자는 연말까지 1200여명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고조되던 이달 들어서만 괌 예약이 1000명을 넘어섰다"면서 "괌처럼 백신 접종자가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만 있으면 격리없이 바로 입국 가능한 지역 중심으로 예약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그동안 개점휴업하다시피 했던 대리점 영업을 본격 재개한다. 모두투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체 대리점의 70%만 정상 영업하고 나머지는 문을 닫았다. 모두투어는 그동안 휴업해 온 대리점주들과 최근 간담회를 진행해 11월 영업 재개를 위한 현수막과 포스터 제작 등 각종 지원책을 논의했다. 대리점에 대한 볼륨인센티브(VI)도 지원할 계획이다.
모두투어 본사 차원의 인력도 단계적으로 늘린다. 현재 모두투어는 전체 인력 700여명 중 이달 기준 180명이 복귀했다. 다음 달 30명이 추가로 복귀한다. 연말엔 블랙프라이데이 콘셉트로 대대적인 여행상품 할인행사를 열 계획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난 22일부터 판매한 터키와 스페인여행 상품의 경우 주말 사이 1500명의 예약이 접수됐다"면서 "1호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여행지인 사이판 상품도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여행·액티비티 플랫폼업체들도 바빠졌다. 여기어때는 일손 부족으로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섰다. 엔지니어링·데이터·기획 등의 직군에서 200여명을 뽑는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포함한 신사업 개발과 숙박·액티비티·맛집 같은 기존 비지니스를 고도화 하기 위한 채용"이라며 "리드급 개발 인재는 연봉과 별도로 추가 1억원 규모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입자 110만명을 돌파한 프립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한 여행상품을 개발 중이다. 프립 이용자의 90%는 2030세대다. 임수열 프립 대표는 "서핑·프리다이빙·캠핑 여행상품 판매량이 올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MZ세대 취향을 고려한 위드 코로나형 맞춤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선 현장에서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여행의 경우 새로운 유형의 갈등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꺼번에 들어오는 외국인 여행객을 관리할 시스템이 아직 미비하다는 의견이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11월15일부터 2호 트래블버블 여행지인 싱가포르에서 대규모 관광객이 들어오는데 한 여행사와 20년 거래했던 식당마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은 안 받겠다고 해 난처해진 상황"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전용 PCR 센터도 없어 단체 외국인과 한국인이 섞일 경우 다양한 갈등이 유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홍콩·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주력시장인 동남아가 서서히 열리고 있어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진 것은 긍정적"이라며 "정부가 갈등요인을 빠르게 차단하고 일본·중국시장까지 열면 여행업계가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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