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산림에서 발생한 산불. 이번 세기 말 지구 평균 온도가 2000년과 비교해 4도 증가하면서 기상 이변이 잦아질 것이라는 대규모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 산불도 더 잦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 추세대로 이어진다면 이번 세기말 지구 평균 온도는 2000년과 비교해 4도 오르고,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강수량 800㎜ 이상의 초강력 폭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와 공동으로 인간 활동이 대기와 해양, 육지 등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변화를 예측한 대규모 시뮬레이션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 시스템 역학’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1850년부터 2100년까지 평균 기후뿐만 아니라 지구를 길이 100㎞의 눈금으로 나눈 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수일 주기의 날씨, 수년 주기의 엘니뇨, 수십년 주기의 기후 변동성을 총망라해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특히 해양 상태와 대기 온도 등을 조금씩 바꿔가며 시뮬레이션을 100번 반복했다. 지구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기후 형태를 100개나 끌어낸 셈이다. 시뮬레이션 작업에는 모두 15개월이 걸렸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횟수와 분석 기간 등에서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의 기후 분석이라고 밝혔다.
이런 노력 끝에 나온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인류가 지금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뿜을 경우 이번 세기 말에는 전 지구 평균 온도가 2000년보다 약 4도 상승하고, 강수량은 약 6%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강수량 증가는 열대 태평양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하루 강수량 100㎜ 이상의 폭우가 내리는 빈도가 현재 대비 10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금은 일어나지 않는 하루 강수량 800㎜ 이상의 초강력 폭우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온실가스 배출은 ‘엘니뇨’에도 변화를 만들었다.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오르는 현상인 엘니뇨가 등장하는 주기는 현재 3.5년이지만, 세기말에는 2.5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측됐다. 엘니뇨는 지구촌 내 서로 다른 곳에서 완전히 다른 성격의 기상 이변을 유발할 수 있다. 1982년부터 1983년 사이에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에는 남미 에콰도르에선 홍수가, 동남아시아 필리핀에선 가뭄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산불이 더 잦아지고, 북대서양 플랑크톤의 번식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의 공동책임자인 고칸 다나바소글루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 그룹리더는 “이번 연구는 기후 변동성이 미칠 수 있는 사회적인 영향과 대응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기획됐다”며 “대용량 시뮬레이션 자료를 바탕으로 더 전문화된 후속 연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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