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극단·소극장 산울림, 26일까지 공연
[서울=뉴시스]'2021 산울림 편지콘서트-드보르작, Going Home' 공연 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2021.1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내가 아무리 훌륭한 음악계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고 해도 내 모습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저 체코의 한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한 인물의 경이로운 인생엔 감동이 있다. 체코가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안토닌 드보르작(1841-1904)의 삶과 음악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미지의 신세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평생 보헤미아의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그의 삶을 연극으로, 체코 민족의 정서가 깊이 배어있는 그의 음악을 라이브 연주로 들려준다.
지난 2013년 시작된 극단 산울림의 '편지콘서트'는 베토벤, 슈만, 슈베르트, 차이콥스키 등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을 클래식 라이브 연주와 연극으로 조명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 온라인으로만 만났던 드보르작을 올해 다시 극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26일까지 공연한다.
극은 드보르작과 그를 취재하는 기자의 대화로 흘러간다. 기자는 때로는 질문자로, 때로는 해설자로 드보르작이 살아온 자취를 되짚으며 그의 일생을 관객들에게 전해준다.
[서울=뉴시스]'2021 산울림 편지콘서트-드보르작, Going Home' 공연 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2021.12.17. photo@newsis.com
도축업 자격증을 가진 음악가. 드보르작은 오스트리아 지배 하의 프라하 근교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가업을 잇게 하려 했고, 실제 그는 도축업 자격증까지 땄다. 하지만 식칼을 잡았던 손으로 그는 지휘봉을 잡게 됐다.
프라하에서 긴 음악적 수련 기간을 보낸 그는 오스트리아 정부의 국비 장학생 선발에 지원하게 되고,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브람스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브람스는 드보르작의 멘토였고, 그렇게 두 사람은 평생에 걸친 우정을 잇게 된다. 하지만 음악가로서 빛을 발하고 명성을 얻게 된 그는 세 아이를 잃는 비극도 겪었다.
특히 그는 뉴욕 국립음악원 원장으로 초대받아 미국에 4년 가까이 체류했고, 이 시기에 음악적 영감을 받으며 명곡들을 탄생시킨다. 그는 신대륙으로 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새로운 음악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 용기를 냈다. 다양한 문화, 다양한 인종, 그 다양성이 신대륙의 장애가 아니라 기회가 될 거라고 봤다.
[서울=뉴시스]'2021 산울림 편지콘서트-드보르작, Going Home' 공연 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2021.1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땅의 영혼을 담은 음악이 중요하다"고 했던 그는 당시 음악의 불모지였던 미국에서 흑인 음악과 인디언 민요 등에 관심을 보이며 미국 민족음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표 걸작인 '교향곡 9번-신세계로부터'를 처음 선보인 1893년 역사적인 뉴욕 카네기홀 음악회를 비롯해, 그는 구대륙과 신대륙을 이어주는 음악적 다리 역할을 했다.
드보르작의 인생 파노라마를 95분에 압축한 극의 전체를 관통하는 건 어느 곳에 있든지 보헤미아의 정체성과 민족성을 지키려 한 그의 예술적 정신과 영혼이다. 비올라 연주자에서 민족을 위해 작곡에 뛰어든 그는 평생 고국 체코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이 있었다.
하지만 63세 나이로 세상을 뜨며, 1918년 체코의 독립을 끝내 보지는 못했다. "그의 영혼은 언제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해설자의 마지막 말은, '드보르작, Going Home'의 제목을 다시금 새기며 먹먹함을 안긴다.
[서울=뉴시스]'2021 산울림 편지콘서트-드보르작, Going Home' 공연 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2021.12.17. photo@newsis.com
극을 풍성하게 채우는 건 클래식 라이브 연주다. 드보르작 삶의 변곡점에 함께한 명곡들을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등 현악기와 피아노로 들려주며,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새로운 세계인 신대륙의 설렘을 담은 '현악 4중주-아메리카', 보헤미아 정서가 담긴 '슬라브 무곡', 아이를 잃은 슬픔이 담긴 '집시의 노래-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통통 튀는 선율로 귀에 익숙한 '유모레스크', 대미를 장식하는 '교향곡 9번-신세계로부터'까지 그의 감정과 음악 세계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산울림 관계자는 "'편지콘서트' 드보르작 편은 지난해 12월에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일주일 전에 공연을 취소했었다. 대신 온라인으로 전환해 하루 공연을 선보였는데 1900명 정도 봐주셨고 반응이 좋았다.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워서 올해 다시 공연을 올리게 됐고 감회가 새롭다. 이 공연으로 따뜻한 연말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유용한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미크론 끝 아냐, 새로운 변이 또 온다" 프로파일 분양이야기 ・ 33분 전 (0) | 2021.12.19 |
---|---|
논문 150편 분석해보니… ‘장수’ 식습관 4가지 (0) | 2021.12.19 |
"외제차 살짝 긁었는데 수리비만 500만원..잠도 못 잡니다"[김수현의 보험떠먹기] (0) | 2021.12.19 |
외모는 기본, 인지·행동까지..'진짜사람' 구분 못할 날 온다 (0) | 2021.12.18 |
"현지인처럼 즐기기", 홍콩의 포장마차 다이파이동 (0) | 2021.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