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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박자 늦게 떠난다.. 한적한 일출 명소, 여기!

부동산 분양정석 2022. 1. 6. 10:42

경남 하동 금오산에서의 일출 풍경. 하늘의 구름이 마치 물감을 칠한 듯 붉게 물들었다. 정상 바로 아래까지 차로 쉽게 오를 수 있는 금오산에서는 남해와 사천 일대의 남쪽 바다가 한눈에 다 내려다보인다.

인천의 작은 섬, 무의도 최고봉인 호룡곡산의 전망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백사장이 하나개 해변이다.

경북 영덕 블루로드 구간. 코발트 빛 바다와 기이한 해안선을 끼고 근사한 해안 트레킹 코스가 줄곧 이어진다.

호랑이전설 깃든 인천 무의도

해돋이·해넘이 풍경 모두 만끽

순천만 화포 해변 넓은 갯벌위

시나브로 솟는 해 더 장엄한듯

車로 쉽게 오르는 금오산 정상

지리산·다도해와 ‘붉은 하모니’

글·사진 = 박경일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2년째 새해 첫날 해돋이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해돋이 행사 대부분이 취소됐고, 심지어 동해안 해변 등 일부 일출명소는 출입까지 철저하게 통제됐다. 늦었지만 그래도 1월 한 달만큼은 뜨는 해에 신년의 기원을 담아도 괜찮지 않을까. 이달 중 다녀오면 좋을, 비교적 덜 알려지거나 인파가 몰리지 않아 안심하고 다녀올 수 있는 한적한 일출명소를 골라봤다.

# 섬의 산에서 해를 맞다…호룡곡산

섬이라면 멀게 느껴지지만 수도권에서 가깝고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도 편리하며 깔끔한 숙박시설이 있는 인천의 무의도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연륙도로를 따라 잠진도로 건너가 다시 연도교를 건너면 무의도로 갈 수 있다. 무의도에는 남북으로 호룡곡산(해발 245.6m)과 국사봉(해발 236m)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호룡곡산에는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이 있다. 올해가 마침 호랑이의 해라 호룡곡산이 좀 더 각별한 느낌이다.

호룡곡산만 오르겠다면 쉬엄쉬엄 올라도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등산객은 대개 선착장에서 국사봉으로 올라 호룡곡산을 거쳐 광명항으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를 택한다. 총 산행 시간은 4시간 안팎.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해 섬 산행의 재미가 쏠쏠하다. 산 정상에서는 자월도, 영흥도, 승봉도 등 주변의 섬들과 함께 인천대교, 송도 국제신도시가 보인다. 무의도가 서해의 섬이라 바다에서 뜨는 해를 볼 수 없지만, 호룡곡산은 일몰과 함께 일출 풍경으로도 이름났다.

# 갯벌 위로 장엄하게 솟는 해를 보다…순천만

전남 순천 별량면 학산리의 화포해변은 ‘ㄷ’ 자로 생긴 순천만의 아랫부분에 자리 잡고 있어 광활한 갯벌과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산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갯벌과 해안, 산과 바다가 한데 어우러지는 멋진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드넓은 갯벌 너머로 뜨는 해는 수평선에서 불끈 솟는 해보다 극적이지는 않지만 어쩐지 훨씬 더 무겁고 장엄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화포해변의 해돋이는 한 번에 이뤄지지 않는다. 먼저 사위가 칠흑처럼 어두운 새벽에 바다 건너 산자락이 붉게 물든다. 이내 해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지만 해는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다. 주위의 사물들이 환해지고 더 이상 해돋이를 기대하지 않게 될 즈음 해는 산 정상에서 고개를 내민다. 해돋이의 장관과 더불어 훌륭한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 또한 순천만이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높은 시선에서 거대한 갯벌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때를 잘 맞춰 가면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의 S자 물길 위로 검붉은 석양이 물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산 정상에서 다도해의 아침을 보다…금오산

금오산 정상에 서면 지리산 연봉과 함께 옥빛의 남해와 다도해가 한눈에 다 내려다보인다. 시야를 가리는 것이 전혀 없어 말 그대로 일망무제의 풍경이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경남 하동 금오산에서의 해맞이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일출명소 어디에다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이곳에도 새해 첫날에는 인파가 몰리지만, 그날만 피한다면 그야말로 호젓하게 일출을 즐길 수 있다.

금오산 일출여행의 큰 장점이자 매력은 정상까지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는 것. 남해고속도로 진교 IC를 나와 금오산 정상까지는 약 11㎞ 거리다. 산을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도로 폭이 좁거나 굴곡이 심한 구간이 있긴 하지만, 말끔하게 포장돼 있어 보통 수준의 운전실력으로도 그리 어렵지 않다.

# 새해의 바다를 걷다…영덕 블루로드

쪽빛 겨울바다와 나란히 걸어보면 어떨까. 경북 영덕의 ‘블루로드’는 짙푸른 동해의 희망찬 기운을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부산에서 강원 고성에 이르는 688㎞의 해파랑길 가운데 영덕 구간을 블루로드라고 부른다. 영덕의 가장 남쪽인 대게누리공원에서 강구항,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 도보여행을 위한 64.6㎞의 해안길이다. 산길 구간도 있지만 대부분 바다를 끼고 걷도록 조성돼 시원스레 펼쳐진 동해를 마음껏 호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