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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조차 힘든 중증 환자, 재활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부동산 분양정석 2022. 2. 10. 09:54

코로나19 완치 후 건강 되찾으려면

10일간 누워 지내면 근육 20% 손실.. 3주 이상 투병 때는 '폐섬유화' 우려

호흡곤란-인지 장애 등 뒤따르기도.. 숨찰 만큼 걷고 아령으로 근력 운동

평소 하던 운동은 80% 강도로 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확진자 중에는 완치된 이후에도 미각 상실, 후각 이상, 무력감, 기억력 감퇴 등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근손실로 인한 피로, 호흡곤란이나 인지 장애, 정신 착란, 섬망 등 신경학적 증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후유증 가운데 가장 오래가는 것이 폐 손상에 의한 호흡곤란이다. 하지만 의료진의 감염 위험 때문에 격리 단계에서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하기가 쉽지 않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호흡 재활 및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격리 시점부터 체외막 산소공급장치인 에크모(ECMO)를 장착한 심각한 중증 환자들도 일어서서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재활 치료는 국내에서 이 병원만 시행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서지현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근감소증 및 뇌병증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염 위험이 있더라도 중증 상태부터 재활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적극적 재활이 세계적 추세

한 60대 남성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이후 이대목동병원에서 에크모(인공심폐기)를 단 채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이 남성(왼쪽에서 두 번째)이 퇴원하기 전날 심훈보 흉부외과 교수, 서지현 재활의학과 교수, 손준호 물리치료사(왼쪽부터) 등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의 최종 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이대목동병원 제공

국제 학술지 ‘랜싯(LANCET)’에 따르면 3주 이상 투병한 코로나19 중증환자의 61%가 폐가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폐섬유화’가 진행된다. 또 10일 이상 병상에 누워 있으면 근육의 20% 이상이 손실되는데, 이때 팔다리뿐 아니라 호흡과 관련된 횡격막 주변 호흡 근육도 손실돼 숨쉬기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완치되더라도 호흡 곤란과 보행 곤란 등의 후유증이 발생한다.

이런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병원에 입원했을 때 적극적으로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흉부외과 심훈보 교수는 “특히 에크모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침대에만 누워 있기 때문에 상태가 더 악화되기 쉬워 적극적인 재활을 진행하는 것이 최근 추세”라며 “전문 인력과 충분한 장비가 있으면 코로나19 환자의 재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에크모 단 환자도 재활 치료 시행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0월 감염내과와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의료진들이 전염력이 있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활 치료를 시행했다. 첫 재활 환자는 60대 남성. 그는 인공호흡기 및 에크모까지 착용했다. 혼자 목을 가누지도 못했다. 서 교수는 “환자가 재활 초기 음식을 씹어 넘기지 못하고 물 한 모금만 마셔도 사레가 들렸다”며 “인지장애와 섬망도 심해 ‘올해가 몇 년인가요’라는 간단한 질문에도 답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태가 심각하지만 3개 과의 의료진이 투입돼 인공호흡기를 떼고 재활 치료를 시작했다. 에크모 혈액량을 조절하면서 의료진 5명이 협동해 환자를 일으켜 세워 보조 기구를 이용해 걷는 연습을 시켰다. 이러한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통해 이 환자는 37일 만에 걸어서 퇴원하는 등 빠른 회복을 보였다.

서 교수는 “재활 치료는 환자 1명 대 의료진 다수로 진행되고, 매번 방호복을 착용하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환자의 예후를 좋게 할 수가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에크모를 착용했던 중증 코로나19 환자 4명을 포함해 총 10여 명이 이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격리 상태에서 재활 치료를 받았다.

○ 완치 이후 숨찰 정도로 운동해야

코로나19 완치 이후에도 호흡 훈련과 인지 개선, 근력 향상을 위한 운동이 중요하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은 운동을 하다 숨이 차면 겁이 나서 멈출 때가 많다. 서 교수는 “어느 정도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해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옆 사람과 이야기하며 걸을 때 숨이 약간 찰 정도의 보행을 하는 것이 좋다. 아령을 활용한 근력 운동도 필수적이다. 계단 오르기나 옆으로 다리 들기 등 하지 근력 강화 운동도 좋다. 다만 스쾃을 할 때는 벽에 등을 대고 실시하는 식으로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벽을 마주보고 서서 하는 벽 팔굽혀펴기의 경우 점차 발끝과 벽 사이를 넓혀 가며 저항을 늘려 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호흡 근육을 재활하는 훈련도 있다. 양손을 가슴 위와 배 위에 둔 채 코로 숨을 들이마셔 아랫배가 볼록 나오도록 했다가 입을 작게 만들어 숨을 천천히 내쉰다. 서 교수는 “호흡이 1분에 40회 이상 심하게 헐떡일 때는 휴식을 취하고 운동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수영 등 평소에 하던 운동을 할 때는 기존의 80%까지만 하다가 강도를 점차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