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는 조선의 마지막 부흥기를 이끈 ‘개혁 군주’로 꼽힌다. 능력 있는 인재를 중시해 계파와 신분을 초월한 탕평책을 펼쳤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백성을 존중하고 세심하게 배려했다. 수원 화성을 축조하고 규장각을 설립한 정조의 치세를 유럽의 르네상스와 비견하기도 한다. 경향자료 하지만 회식 자리에서만큼은 최악이었다. 정조는 술에 취해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마셨고, 음주를 강요하는 버릇이 있었다. 건배사는 늘 불취불귀(不醉不歸)였다. ‘백성 모두가 풍요롭게 살면서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아름다운 뜻을 담았다고는 하지만 신하들에게는 말 그대로 ‘취하지 않으면 집에 못 간다’, ‘두발로 걸어나가는 일은 없다’쯤으로 들렸을 것이다. 정약용은 세 번 증류한 독하디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