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계획 현실성 의문
당초 4000가구였던 서울 공급분
도심 고밀개발로 1만가구 추가
주민반발로 사업 어려운 곳 많아
무리한 계획에 서울시도 난색
"서울공급 큰 기대는 말아야"
매일경제 | 손동우,유준호 | 입력2021.08.26 18:06
국토교통부가 2022년 사전청약을 진행한다고 발표한 증산 4구역 전경 [매경DB]
정부가 아파트 공급 규모가 늘어나는 효과를 내기 위해 기존 6만2000가구였던 사전청약 물량을 16만3300가구까지 늘리기로 한 가운데, 서울에 공급되는 물량은 약 1만4000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물량 중 1만가구에 가까운 물량은 2·4 대책에서 제시된 도심 고밀 개발이 원활히 추진될 경우에만 실현 가능한 물량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반 택지개발 사업과 달리 도심 고밀개발 사업은 주민 반대 등에 부딪힐 수 있는 위험이 더 큰 만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26일 매일경제신문사가 국토교통부에서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사전청약 계획'을 뜯어본 결과 서울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1만3900가구에 그쳤다. 전체 사전청약 물량(16만3300가구)의 8.5%에 불과하다.
국토부가 당초 갖고 있던 사전청약 6만2000가구 중 서울 공급 규모는 4600가구에 불과했다. 그나마 올해 사전청약하는 곳은 200가구(서울 동작구 수방사 용지)다. 나머지 용산정비창(3000가구) 등 4400가구는 내년에 시장에 나오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정부는 이번에 사전청약 물량을 대폭 늘리면서 서울에도 9300가구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절대적인 물량도 적지만 대부분 주민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인 2·4 대책 후보지라는 사실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국토부가 사전청약을 진행하겠다는 도심 고밀개발 후보지 34곳 중 21곳은 주민 동의를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공급하겠다는 계획에 불과하다. 재개발 과정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결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사업 동의를 얻지 못한 3분의 1을 설득하거나 현금 청산으로 내보내 땅을 확보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신도시 후보지와 달리 도심은 주거지가 이미 형성됐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더 어렵다"며 "주민 동의를 얻은 지역도 막상 개발을 실행하려면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2·4 대책 후보지들은 사전청약 대상에까지 포함되면서 반발 움직임이 감지된다. 국토부는 지난 3월 말부터 현재까지 56곳의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를 발표했는데, 최근 들어 강한 반대 여론에 직면했다. 전국 각 후보지 비상대책위원회가 연대한 '3080공공주도반대연합회(공반연)'에는 모두 26곳의 후보지가 합류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9곳에 불과했는데 한 달 새 3배가량 규모가 불어났다.
공반연 측 관계자는 "국토부가 주민들 의견을 무시한 채 사전청약을 그토록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사전청약을 강행하면 헌법소원으로 맞대응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르면 도심복합사업 예정지구로 지정되고 6개월 이후 토지주 반대율이 50%를 넘으면 사업을 철회할 수 있다. 그런데 예정지구 지정 전부터 국토부에 주민들 의사를 모아 사업 철회를 공식 요청한 후보지만 8곳에 달한다. 이 중 서울 지역은 미아16구역, 신길4구역,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과 미아역 동측 등 4곳이다. 심지어 미아16구역은 정부가 지난 25일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 동의율을 50% 이상 확보했다며 2023년 상반기 사전청약 실시가 유력한 곳으로 꼽았던 곳이다.
계획됐던 서울지역 사전청약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실제로 올해 사전청약을 진행하려고 했던 관악구 남태령 군용지(300가구)는 일정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3000가구로 가장 비중이 큰 용산정비창 용지는 서울시가 이 지역에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엔 찬성하지만 개발 규모를 줄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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