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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싸졌다".. 시흥서도 공공임대 분양전환 가격 논란

부동산 분양정석 2021. 9. 4. 10:34

조선비즈 | 김송이 기자 | 입력2021.09.03 11:00 | 수정2021.09.03 11:09

경기 시흥에서 조기 분양전환을 앞둔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분양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임차인들은 저렴한 임대료로 10년 간 거주한 다음 분양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데, 집값 급등의 영향으로 분양가격이 예상보다 높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기 시흥시 조남동의 10년 공공임대 주택 중 하나인 목감포레하임 / 다음 로드뷰

3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흥시에 있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은 총 12개 단지다. ▲목감지구 5곳 ▲배곶지구 2곳 ▲은계지구 2곳 ▲장현지구 3곳 등이다. 10년 공공임대는 무주택자가 저렴한 임대료로 10년 간 거주한 다음 분양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임대주택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일반적인 분양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당첨 시 청약통장이 사용되기 때문에 일종의 후분양 아파트라고 볼 수 있다.

시흥 일대에서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선 단지는 목감지구 9단지 포레하임이다. 올해로 입주 5년차인 포레하임 임차인들은 지난달 시흥시로부터 분양 감정 가격을 통보 받았다. 시흥시 등은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주택의 감정평가금액을 기준으로 분양전환가격을 산정했다. 분양전환을 희망하는 입주민들은 다음달부터 조기 분양전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문제는 입주민들의 예상을 웃돈 분양전환가격이다. 포레하임 전용 면적 74㎡의 평균 감정가는 4억6277만원, 전용 84㎡는 4억9922만원으로 책정됐다. 최고 가격은 전용 74㎡의 경우 4억8350만원, 전용 84㎡는 5억2245만원이다. 현재 임차인들이 보증금 6800만~1억3000만원에 월세 20만~50만원을 내는 상황에서, 분양을 받기 위해선 현 보증금의 수 배에 이르는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10년 공공임대 임차인들은 분양가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10년 공공임대가 목돈 마련이 어려운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목표로 생긴 만큼, 현재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분양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흥시 10년 공공임대 연합회 온라인 카페에는 “생각보다 비싸다”, “공공주택인데 민영수준이다”, “조기 분양전환에 대한 이점이 없다” 등의 불만글이 잇따르고 있다.

LH 중소형10년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 관계자는 “공공주택 자체가 저렴한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시세 영향을 덜 받도록 감정평가액의 반영 비율을 낮춰야 한다”면서 “앞으로 분양전환을 앞둔 공공임대주택이 10만 가구다. 이들 단지의 감정가액 논란도 계속 불거질 것이고, 이대로 가다간 10억이 넘는 공공주택 분양전환가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포레하임 분양가가 높아진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집값 급등세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8월 81.1이던 경기 시흥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7월 103.2로 치솟았다. 1년 간 누적 상승률만 27.3%에 달한다. 작년 8월 2억8194만원에 불과했던 시흥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1년 만에 4억 2900만원으로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포레하임 분양전환 가격이 인근 아파트 가격에 비해 저렴한 만큼 이들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근 호반베르디움 더 레이크 전용 85㎡는 지난달 7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비슷한 평수의 포레하임 분양가의 약 2배 수준이다. 경기 시흥시 조남동 목감 퍼스트리움 전용 60㎡는 지난 7월 6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최고 7억원에 형성돼 있다.

공공임대 주택 분양전환 가격 논란이 시흥에서만 발생한 건 아니다. 지난 5월 세종의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아파트인 호려울마을 9단지와 새샘마을 2단지는 변호인을 선임해 분양전환가 산정과 관련한 법적 분쟁을 준비했다. 분양전환가가 예상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충남 천안 불당동 LH 천년나무7단지 주민들도 지난 4월 전환가가 너무 비싸다며 LH와 국토부를 상대로 집단 항의에 나선 바 있다.

앞서 2018년에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 금액을 놓고 입주민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간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 봇들마을 3단지’ 전용 59㎡의 분양 전환가가 7억원 내외로 책정됐는데,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공공분양 아파트 ‘판교 봇들마을 3단지’ 전용 59㎡의 분양가(2억5000만원)의 약 3배에 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가 감정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분양감정가가 인근 시세에 비해 저렴한 것은 확실하지만, 시세의 약 50% 수준으로 생각하는 입주민들과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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