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식료품 가격이 크게 뛰면서 '밥상 물가'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물류난, 기후위기 등으로 세계 식량가격이 강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곡물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물가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곡물가격 급등…국내 밥상물가 위협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동월 대비 3.2%로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빵·곡물 가격은 6.2%, 식용유지는 8.4% 뛰었습니다.
주요 곡물인 밀·콩·옥수수는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식용유지도 마찬가집니다.
식용유지는 콩기름, 참기름, 옥수수기름 등으로 일반 가정에서는 물론 마요네즈 등 가공식품 생산에도 쓰입니다.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이 국내 식탁 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올해 과자와 라면 가격 등이 줄줄이 오른 것도 밀가루와 팜유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월(1~20일 평균) 기준 t당 수입단가를 보면 밀(제분용)은 344달러로 1년 사이에 19.9%, 콩(채유용)은 618달러로 58.1%, 옥수수(식용)는 359달러로 83.2% 뛰었습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9월 수입물가 가운데 농림수산품은 전달보다 0.9%, 작년 같은 달보다 24.9% 올랐습니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됩니다.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입 곡물가격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를 0.39%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곡물 수급과 가격 안정이 국내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낮은 곡물자급률로 가격 변동에 민감..."생산·비축 확대 필요"
문제는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이 낮아 국제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위험 요인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내놓은 '곡물 수급 안정 사업·정책 분석'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최근 5년간(2015~2019년) 쌀 자급률은 92~105%로 높지만 밀·콩·옥수수 등 다른 식량작물의 자급률은 0.5~9.4%로 낮고 매년 하락하고 있습니다.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1990년 43.1%에서 2019년 21.0%로, 식량자급률(사료용 제외한 식용 기준)은 70.3%에서 45.8%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으로. 밀·콩·옥수수가 곡물 수입의 95%를 차지합니다.
재고율의 경우 밀 12.8%, 콩 8.6%, 옥수수 7.4%로 모두 FAO 권장재고율 18.0%에 크게 못 미칩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식량안보지수 평가 결과를 인용해 2012~2020년 우리나라의 점수는 71.2~73.2점(100점 만점)으로 조사 대상 113개국 중 25~29위에 올라 비교적 양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30위 내 국가 대부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OECD에서 하위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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