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한 정보

차별·편견과 맞선 '대중음악 페스티벌'의 2021년

부동산 분양정석 2021. 11. 10. 10:38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위드 코로나 이후 첫 대형공연

적자 감수한 '뷰민라', 대중음악 공연 안전성 입증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첫 주말인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경기 가평군 자라섬엔 약 5000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제18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열리면서다. 500명 이상 공연에 방역패스가 적용된 뒤 열린 첫 대규모 공연이었다.

ⓒ뉴시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오프라인 행사를 열지 못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올해는 정부 및 가평군과 협의 하에 하루 최대 2000명 규모로 관객을 받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만명에 견주면 8분의1 수준에 불과하지만 대중음악 페스티벌이 거의 ‘전멸’에 가까웠던 현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진행된 첫 대형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관객들은 3단계 방역 확인을 거쳐 입장할 수 있었다. 방역 센터에서 체온을 측정한 뒤 QR코드로 백신 접종 완료 2주 경과를 인증하거나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문자를 보여 주는 방역패스를 거쳤다. 여기서 ‘검역 완료’라고 쓰인 팔찌를 받아야 입장 티켓 수령이 가능했다. 마지막으로 문진표를 작성한 뒤 작성 완료를 인증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받아야 한다. 관람석은 1m 간격으로 마련된 지정좌석제로 운영했고, 좌석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였고 함성이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도 금지됐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열리기까지,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유난히 까다로운 거리두기 지침과 대중의 편견에 부딪혀왔다. 다른 업종, 특히 같은 공연이지만 클래식이나 뮤지컬 등에 지침이 완화되는 순간에도 대중음악은 비말 감염이라는 편견과 오해 때문에 과도한 기준을 적용받게 된 것이다.

오해와 편견에 따른 제한은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이하 음레협)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중음악 관련 30개 업체의 2020년 총 매출액은 75억8650만원으로, 2019년 총 매출액 338억9030만 원에서 무려 263억 380만 원이나 감소했다. 퍼센트로 환산했을 경우 업체들은 전년 대비 평균 약 78%에 육박하는 총 매출액 손해를 입었다. 이는 30개 업체의 조사 결과로, 포함되지 않은 업체까지 포함한다면 피해액은 대폭 증가한다.

이런 상황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업계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고, 실제 지난 6월 민트페이퍼는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뷰티풀민트라이프2021’(이하 뷰민라)를 개최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약 1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개최된 야외 페스티벌이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준비했던 티켓이 모두 매진이 됐음은 물론이고, 현장에서도 관객들은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관람을 이어가 큰 문제없이 이틀간의 공연을 마무리했다. 사실 ‘뷰민라2021’은 수익성 측면에서 따져보면 절대 불가능했던 공연이다. 관객 규모가 대폭 줄었고, 방역 시설과 현장 신속항원진단키트 검사까지 도입하면서 적자가 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트페이퍼가 ‘뷰민라2021’을 강행했던 건, 코로나19 시대에도 안전한 공연을 개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함이었다. ‘뷰민라2021’이 있었기 때문에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대규모 페스티벌에 대한 가능성이 열렸고, 위드 코로나 이후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역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무리하면서 추후 대중음악 야외 페스티벌에 대한 안전성은 어느 정도 입증됐다.

주최측의 감염 방지를 위한 철저한 노력은 물론, 관객들의 성숙한 관람 의식도 대중음악 공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관객들은 함성과 떼창을 금지시킨 주최측의 당부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박수로 환호를 대신했다. 대중음악이라는 문화가 발전한 만큼, 관객들의 관람의식도 함께 성장했다. 공연을 관람하기 전 관람 예절을 숙지하는 건, 그 문화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의 하나가 됐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약 2년여간 지나왔던 ‘축제 없는 계절’도 내년엔 다시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페스티벌 관계자는 “아직도 대중음악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가 나서서 공연의 안전성을 입증하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면서 “내년 봄부터는 페스티벌이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하지만 확실히 ‘열린다’고 말하기는 아직까지도 조심스럽다. 상황이 좋아져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데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구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 편견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등 사태가 다시 심각해지면 여러 업계들 중에서 또 대중음악이 제일 먼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 부디 편견을 거두고 차별 없는 지침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