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예비타당성 조사' 시작
내년 하반기 '국제설계 공모' 추진
"서울, 세계 5대 문화·관광 도시로"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가칭)이건희 기증관’이 유력 후보지였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 세워지는 것으로 결론 났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사진=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가 송현동 일대의 일명 대한항공 부지 3만7141㎡ 중 9787㎡를 기증관 건립 부지로 심의·의결했다고 9일 밝혔다. 문체부는 이달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 국제설계 공모 절차를 추진하고, 오는 2027년 완공·개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와 서울시는 10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황희 문체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다.
해당 부지는 과거 삼성미술관이 들어설 뻔했던 곳이다. 1995년 홍라희(75)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호암미술관장으로 취임한 뒤 현대미술관을 짓기 위해 사들인 부지였다. 당시 이건희(1942∼2020) 회장은 프랑스 파리에 ‘루이비통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92)에게 설계의뢰까지 맡겼다. 하지만 ‘삼성미술관’은 그곳에 들어서지 못했다. 1997년 때마침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환율이 폭등하자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 부지는 삼성생명을 거쳐 2008년 한진그룹(대한항공)이 소유하게 됐고, 다시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앞서 문체부는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에 의뢰해 송현동과 용산 부지 2곳 후보지를 대상으로 ‘기증품 특별관 건립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그 결과 송현동 부지는 인근에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있어 국내 최고의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력과 협력하기 쉽고 접근성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송현동 부지는 도보 10분 거리 내 20여 개 박물관·미술관이 밀집해 있다. 경복궁,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등 문화·관광 기반시설도 많아 국내외 방문객 유입 효과도 클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기증관 인근 부지는 도심 녹지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공원과 연계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고,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 및 고도지구로 관리되고 있어 조망이 우수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송현동 부지는 △장소성 △문화예술 연계성 △접근성 △부지 활용성 △경관 및 조망성 등 6개 기준에 걸쳐 전문가 그룹 설문으로 진행된 계층화 분석에서도 용산 부지보다 더 적정한 부지로 평가받았다.
다만 기증관 건립을 위해선 소유권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송현동 부지는 현재 대한항공 소유로,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8월 국민권익위 조정에 의한 3자 협의를 통해 송현동 부지와 시 소유지를 맞교환하기로 한 상태다. LH가 송현동 부지를 사들이면, 서울시가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교환하기로 했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문체부는 서울시 소유의 송현동 부지 일부를 서울 시내 국유지와 교환할 방침이다.
문체부는 이건희 기증관을 연면적 3만㎡ 규모로 건립해 기증품을 소장·전시하면서 동서양과 시대,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는 융·복합 문화 활동의 중심으로 자리 잡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건희 기증관’이라는 명칭도 향후 많은 의견을 수렴해 더욱 확장성을 가진 이름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건립부지 선정과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은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여정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서울시와 협력해 성공적으로 기증관을 건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에서도 기증관 건립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준 만큼, 경상권, 호남권, 충청권 등 권역별로 문화시설 거점을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과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박물관·미술관 협력체계(네트워크 뮤지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증관 건립을 통해 광화문 일대가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지대(벨트)로 발전하고, 서울이 세계 5대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종성 (js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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