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북측순환로를 걷다보면 와룡묘 직전에 단풍나무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서울타워를 볼 수 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단풍 시즌도 막바지다. 서울시가 늦가을을 즐길 수 있는 서울 산악 관광명소를 추천했다. 초보자용 남산 코스부터 숙련자용 도봉산 코스까지 가을 산악 명소 4곳이다.
서울관광재단이 11일 가을의 끝자락에 서울을 곱게 물들인 단풍명소 4곳을 소개했다. 특히 멀리 가지 않아도 도심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서울을 대표하는 주요 산들과 단풍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산악 관광 명소들을 정리했다.
북한산 대남문 옆에 있는 문수사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서울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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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대표하는 단풍길 ‘북한산 대남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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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의 산등성이는 서울 북쪽 끝자락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마치 대도시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성벽 같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정상인 백운대를 다녀오는 북한산성 코스로 사계절 내내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하지만 가을철에는 대남문 코스를 꼭 한 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풍이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설악산 못지않게 대남문까지 가는 길에 짙고 깊은 단풍 숲이 끝없이 이어진다.
대남문 코스는 북한산성 코스와 똑같이 북한산성 탐방지원 센터에서 출발한다. 대서문까지 코스가 같고 그 이후에 갈림길에서 백운대 방향과 대남문 방향으로 길이 나뉜다. 화강암 지반이 오랜 시간 침식되고 풍화되면서 깎아지른 바위 봉우리가 많아 길이 험한 북한산의 대남문 코스는 북한산 전체 등산로 중 가장 쉬운 코스라 할 만큼 길이 순탄하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계곡 따라 산을 천천히 오르기만 하면 되기에 등산 초보도 쉽게 걸으며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다.
단풍은 대서문 인근부터 중흥사로 가는 길이 좋다. 중흥사를 지나 대남문까지 가는 길을 얕은 언덕길로 지나온 길에 비해 다소 경사도가 느껴진다. 정상인 대남문 근처에 있는 문수사에 가면 우뚝 솟은 북한산의 봉우리 뒤로 멀리 서울 도심의 풍경까지 한눈에 펼쳐지는 시원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출발지점에서 대서문과 중흥사를 지나 대남문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시간, 대남문을 통과해 구기계곡 방향으로 내려오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니 산행 시간을 넉넉잡고 총 5시간으로 생각하면 된다.
북악산 한양도성길은 와룡공원에서 출발해 말바위 안내소로 향한다. 말바위 전망대에 도착하면 발아래로 성북동과 삼청각 일대가 단풍에 울긋불긋하게 물든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를 지나 말바위 안내소에 도착해 출입증을 받고 나면 본격적인 등산 코스가 시작된다. 성벽을 따라 걸으면 2020년 11월에 개방된 곡장 전망대에 다다른다. 전망대에서는 북쪽으로 북한산을 시작으로 동쪽으로는 롯데타워가, 남쪽으로는 남산 일대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도봉산 망월사 영산전과 도봉산 봉우리. /사진=서울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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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옷을 입은 듯한 ‘도봉산 망월사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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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은 우이령을 사이에 두고 북한산과 마주 보고 있다. 북한산보다 고도는 약 100m가량 낮으나 지형이 험하고 경사가 커 북한산만큼 등산하기 어려운 산이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도봉산역에서 출발해 신선대 정상을 다녀오는 등산로다. 코스가 짧은 만큼 길이 가파르고 거친데, 신선대까지 왕복 3~4시간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어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
도봉산도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비단으로 옷을 갈아입는 망월사 코스가 좋다. 계곡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에 단풍이 들어있어 천천히 산을 오르다 마음에 드는 곳에 잠시 걸터앉아 쉬어가다 보면 어느덧 망월사에 도착한다.
망월사에서 영산전을 바라보면 영산전 뒤로 도봉산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고 산자락 따라 단풍이 가득하다. 망월사 뒤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포대 능선에 올라서는 순간부터는 길이 험해져 등산 난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평소 등산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이거나, 체력 소모가 부담되는 사람이라면 망월사에서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좋다.
포대 능선에서 신선대로 가는 코스는 봉우리 위로 튀어나온 암반 지대를 지나는 구간이 많아 길이 험하고 미끄러우니 등산화는 필수다. 포대 능선을 지나 신선대로 가는 길에는 Y계곡이 있다. Y자형 벼랑을 따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 구간으로 바위가 미끄럽고 경사가 심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위험 구간이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 Y계곡 코스 대신, 우회로를 통해 신선대로 가면 된다.
험준한 봉우리를 넘어 신선대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발아래로는 계곡 따라 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을, 멀리에는 서울 시내와 북한산의 능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북악산 곡장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서울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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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과 함께하는 ‘북악산 및 인왕산 한양도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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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과 인왕산은 산등성이를 따라 이어진 한양도성의 역동적인 건축미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등산 코스를 갖추고 있다. 등산로 중간마다 서울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가 있어 빌딩 숲 사이 단풍이 내려앉은 서울 도심의 가을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인왕산은 기암 봉우리들이 능선 위로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바위산으로 거친 구간이 많아 길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등산화를 신고 가는 것이 좋다. 윤동주문학관에서 출발해 사직단으로 내려오거나 서촌의 수성동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을 추천한다. 윤동주문학관부터 인왕산 능선까지는 성벽 따라 데크 계단이 놓여있다. 계단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광화문 일대부터 남산을 지나 서쪽의 일대의 풍경이 펼쳐진다. 봉우리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성벽과 그 위로 도심을 가득 채운 빌딩 숲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약 2000년 동안 대한민국의 중심으로서 역사가 흐르는 서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남산 순환로에 조성된 냇물에 쌓인 단풍잎. /사진=서울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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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N서울타워 대신 ‘남산 북측순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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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가리지 않고 어느 때나 찾는 사람이 많은 아름다운 남산의 가을은 산자락 곳곳이 붉게 물들어 산 전체가 화사해진다. 특히 가을에는 N서울타워가 있는 정상부보다 북측순환로가 더 인기가 많다. 순환로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길게 이어지고, 길 가장자리에는 냇물이 졸졸 흐르면서 자연의 정취를 더한다.
북측순환로는 무장애 길로 조성되어 남녀노소를 비롯하여 유모차나 휠체어도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중간중간마다 단풍잎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서울타워를 감상하는 것도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북측순환로는 남산 국립극장이나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진입하면 된다. 남산 국립극장에서 산책을 시작하면 끝 지점인 소파로까지 약 3.3km 거리이고,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시작하면 약 1.5km만 걸으면 북측순환로가 끝난다. 순환로는 조지훈 시비와 와룡묘를 지나 소파로에 닿는다. 소파로에서 소월로 방향으로 가면 백범광장이 나타난다.
광장 끝에는 한양도성 남산 구간의 일부가 이어진다. 성곽 바로 뒤로 높은 빌딩이 일렬로 늘어선 모습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풍경을 만든다. 백범광장 근처에 서울역과 숭례문 일대의 번잡한 도심이 있지만, 이곳은 마치 먼발치 떨어진 섬처럼 고요하고 은은하다. 시간이 된다면 해 질 녘까지 기다렸다가 야경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성곽 옆에 서서 남산타워를 바라보면 어둠을 밝히는 한 줄기 빛처럼 은은한 느낌이 들고, 고층 빌딩을 바라보면 밤에도 꺼지지 않는 도심의 눈부신 야경이 펼쳐진다.
박정웅 기자 park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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