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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억5천만원짜리 '노란 호박' 따다..쿠사마 국내 낙찰 최고가

부동산 분양정석 2021. 11. 24. 11:12

23일 서울옥션 '윈터세일' 현장에서 팔려

국내 거래 쿠사마 작품 중 최고가 쓰면서

올해 국내 경매 낙찰작 중 최고가 기록도

쿠사마 아요이의 1981년 작 ‘호박’(Pumpkin)과 노란 땡땡이를 배경으로 앉은 쿠사마 야요이. 50호(16.7×90.3㎝) 크기의 ‘호박’이 23일 서울옥션 ‘윈터세일’에서 54억 5000만원에 팔리며 국내 경매서 기록한 작가 최고가 기록과 올해 국내 최고낙찰자 기록을 동시에 꿰차게 됐다(사진=서울옥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가장 비싼 ‘노란 호박’을 땄다. 54억 5000만원짜리다. 미술품 경매장에서 팔려나간 쿠사마 야요이(92)의 ‘호박’(Pumpkin·1981)이다.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연 서울옥션 ‘윈터세일’에서 ‘호박’은 시작가 52억원에 출발해 54억 5000만원을 부른 현장응찰자에게 낙찰됐다. 52억원에 출발해 1억원씩 호가를 올린 작품은 54억원까지 이른 뒤 “5000만원만 올려달라!”고 요청한 응찰자의 의사를 반영했고, 그것이 그대로 낙찰가가 됐다. 무한히 뻗어나가는 점과 선의 확장성을 노란색 호박에 입힌 작품은 ‘별도문의’의 추정가가 54억∼80억원으로 공개되며 경매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호박’이 세운 기록은 여럿이다. 우선 국내서 거래된 쿠사마의 작품 중 최고가를 쓴 게 하나다. 이제껏 쿠사마의 작품 중 최고가는 지난달 서울옥션 ‘제163회 미술품 경매’에서 팔린 ‘골드스카이-네트’(Gold Sky-Nets)로, 36억 5000만원에 팔렸다.

또 하나의 기록은 ‘활황’ 더해 ‘불황’으로 치닫고 있는 올해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모든 작품 중 최고가를 쓴 낙찰작이 됐다는 것. 이제껏 올해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의 기록은 지난 5월 케이옥션에서 42억원에 팔린 마르크 샤갈의 ‘생 폴 드방스의 정원’(Les Jardins de Saint Paul·1973)이 가졌더랬다.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활동해온 쿠사마의 작품은 대중에게 인기가 높다. 국내서도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낙찰순위 앞자리를 차지해왔다. ‘호박’을 포함해 올해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작품값만 이미 330억원에 달한다. 굵직굵직한 것만 꼽자면 지난 6월 서울옥션 ‘제161회 미술품 경매’에서 29억원에 팔린 반복적인 그물패턴의 대표작 ‘실버네트’(BTRUX·2014)가 있고, 7월 서울옥션 ‘대구경매’에서는 녹색의 그물망 ‘인피니티-네트’(WFTO·2016)가 31억원에 팔렸으며, 지난달 은빛의 무한그물망을 만들어낸 ‘골드스카이-네트’(2015)가 36억 5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쿠사마 작품을 다량 수집해 세간에 화제를 모은 ‘수학 1타강사’ 현우진(34)의 행보에도 덩달아 관심이 쏠렸다. 현 씨는 올해 쿠사마의 바로 그 ‘굵직굵직한 작품’을 모조리 사들인 인물이다. 6월 낙찰받은 ‘실버네트’, 7월의 ‘인피니트 네트’, 지난달의 ‘골드스카이-네트’까지 총액으로만 119억 5000만원어치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호박’의 낙찰자는 현 씨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