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부동산 추천 매물이 게재된 공인중개업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진짜 국정농단과 비교 불가한 고통을 국민에게 주고 있어요. 4년 동안 희망 고문 당하며 기다리다 정신적 고통당한 것 생각하면 진짜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폭등한 집값 때문에 눈물이 난다는 맘카페 게시글에 달린 댓글 중 하나다. 게시자는 "전세 끼고 마이너스통장 끌고 해서 올해 9월 알아본 집 두 곳을 두고 남편이랑 마지막 돈 몇천만원에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 달 새 한 군데는 2억2000만원, 한 군데는 4000만원 올랐다"라고 적었다.
이어 "정말 40년 살아온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기분이 든다"라며 "월급쟁이 무주택 4050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라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진짜 열심히 살아온 인생 집 하나로 허무하게 만든다", "능력 없으면 집값 잡겠다고 말을 말든가. 어떻게 임기 내내 폭등시킬 수가 있는지",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때가 차라리 나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은 집 없는 자도 집 가진 자도 다 힘들다"라며 공분했다.
누리꾼 A씨는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는데 올해 8월 10억원에 실거래됐고 지금 딱 1채만 매물 나와 호가가 12억원은 된다"라며 "호가지만 딱 1채라 거래될 것 같다. 지금 부동산은 될 대로 되라 아사리판이고, 이 판국에 화천대유 터져서 더 열 받는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누리꾼 B씨는 "올 하반기에만 억 단위로 집값이 올랐다"라며 "올해 6월 전 14억원 초반까지 했던 집값이 지금 정가 16억원대, 호가 17억원에 나온다"라고 적었다.
문재인 정부 4년간 서울아파트값 상승률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가팔랐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3.3㎡당 서울 아파트값은 2017년 5월 2041만원에서 올해 5월 3806만원으로 4년간 86.5% 올랐다. 부동산 관련 데이터 공개가 체계화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정부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부동산 정책에서 문재인 정부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참여정부 첫 4년간 74.6% 상승한 것보다도 높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자 시세차익을 노리고 단기간에 아파트를 집중 매입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8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채 이상의 아파트를 산 개인은 965명에 달했다. 이들이 사들인 아파트는 모두 1만6932채에 이른다. 개별 사례로 보면 같은 기간 가장 많은 주택을 사들인 개인은 무려 266채를 쓸어 담았다. 100채 이상 사들인 개인은 5명, 20채 이상 매입한 개인은 217명으로 집계됐다.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갭투자 비율도 크게 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갭투자 비율은 2017년 9월 14.3%에서 2021년 7월 41.9%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 5월에는 43.7%까지 치솟기도 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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